최종편집 : 2020-02-28 21:53 (금)
선거법 협상, 수정안은 “기득권 집착”이라면서 원안은 “‘백기투항’ 압박”이라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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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협상, 수정안은 “기득권 집착”이라면서 원안은 “‘백기투항’ 압박”이라는 한겨레
  • 고일석
  • 승인 2019.12.16 08: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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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모든 과정은 민주당의 '양보'로 이루어진 것
비례의석 운용 위한 최저선을 '기득권 집착'으로 매도

“기득권 집착, 선거제 개혁 흉내 내기”

선거법 막판 타협이 쟁점이 된 16일 한겨레신문은 두 개의 관련 기사를 올렸다. 하나는 1면의 <선거개혁 초심 잃고... 기득권 집착하는 민주당>이고 또 하나는 3면의 <‘4+1’ 접점 불발…선거법 상정 살얼음판 예고>라는 기사다.

이 기사에서 한겨레는 민주당에 대한 갖은 비방을 늘어놓고 있다. “지역구 수를 패스트트랙 원안(225석)보다 25석이나 늘린 것이 민주당 내부 반발을 고려한 것”이며 “애초 선거제 개혁의 취지 자체를 허물고 있”고, 민주당의 “원안 상정” 방침에 대해 “민주당의 선거법 조정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정의당을 압박하는 한편, 민주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검찰개혁안은 원안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민주당이 ‘최저 이익’으로 포장한 선거법 수정안의 실제 내용은 기득권의 ‘최소 양보’에 가깝고, 자신들이 마련한 법안의 핵심 내용(비례대표 75석, 연동률 50%)을 스스로 수정하고, 그것도 모자라 또 비례성을 깎는 협상안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의 말을 인용해 “연동형을 적용할 비례대표를 30석으로 제한하면 비례성 보존 효과가 현재와 거의 차이가 없다. 결국 선거제 개혁 흉내내기에 불과하다”고 전하고 있다. 3면 기사에서는 민주당의 ‘원안 상정’ 방침이 “‘4+1’에서 가장 저항이 심한 정의당의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압박성 발언”이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원안의 225+75를 250+50으로 수정한 것은 “민주당의 내부 반발을 고려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스스로 수정한 것”이며, 여기에서 연동형 비례의석을 30석으로 제한하는 것은 “‘최저 이익’이 아닌 ‘기득권의 최소 양보’”이면서 “기득권 집착”이고, 그렇게 할 경우 “비례성 보존 효과가 현재와 거의 차이가 없는 선거제 개혁 흉내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민주당의 '최저이익 훼손' 주장을 언급하면서 '억지 논리'라는 자의적이고 자극적인 표현마저 주저없이 쓰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원안 상정' 방침은 내부 반발을 고려한 수정도 없고 기득권 집착도 없이, 한겨레의 이 모든 비판을 빠짐없이 수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또 ‘소수정당에게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압박’이라고 한다. 도대체 뭔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안 본회의 상정 및 후퇴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2/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안 본회의 상정 및 후퇴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2/뉴스1

 

현 단계에 이른 모든 과정이 민주당의 양보

핵심은 한겨레가 말했듯이 원안으로 돌아갈 경우 부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250+50으로 수정한 이유를 ‘민주당 내부 반발’로 지적함으로써 민주당이 원안을 부결시킬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악의적 왜곡이다. 애초에 원안을 마련할 때도 지역구 축소를 감수하기로 당내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며, 수정안 논의 후 원안 회귀 역시 그것을 대전제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원안이 상정될 경우 찬성 당론을 재확인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겨레가 우려하는 부결 가능성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바로 정의당과 공조하여 민주당의 최종안을 거부하고 있는 민평·바미당, 그리고 민주당의 최종안에 동의하고 있는 대안정당의 농촌지역 의원들이다. 이들 역시 최초 원안을 마련할 당시에는 지역구 축소를 감수했으나 협상과정에 입장이 바뀌어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250+50안으로 수정한 것이다.

250+50으로 비례의석을 줄일 경우 1차 배분되는 연동형 의석은 35석 내외의 규모에서 차이가 없다. 차이가 생기는 것은 2차 배분되는 병립형 의석이다. 병립형 의석은 75석일 때는 40석 내외가 되지만 50석일 때는 15석 내외로 줄어든다. 이 부분은 모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며 소수정당들에게 생기는 불이익은 정당별로 1~2석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3년 평균’으로 하자는 대안정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축소되는 지역구 3석 마저도 농어촌 지역이 아닌 수도권 지역으로 옮기게 했다. 민주당이 보유하고 있는 의석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겨레는 ‘30석 캡’ 요구를 “‘최저 이익’이 아닌 ‘기득권의 최소 양보’”이며 “기득권 집착”이라고 비난했다. 농촌지역구를 배려하기 위해 비례의석을 줄이는 것은 소수정당의 몫인 연동형 의석은 그대로 둔 채 민주당 몫이라고 할 수 있는 병립형 배분의 폭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더 나아가 연동형 비례제를 함께 추진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의 기득권을 과감하게 양보한 것이다. 원안으로 통과되더라도 이 ‘양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겨레는 이 모든 양보는 ‘기득권의 최소 양보’이고, 정당으로서 비례의석을 활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기득권 집착’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한림대 최태욱 교수는 “연동형을 적용할 비례대표를 30석으로 제한하면 비례성 보존 효과가 현재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의 최종안을 모두 받아들여도 정의당 의석은 현재 6석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석 전후로 대폭 늘어난다. 이게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도대체 정의당의 의석이 어느 정도 의석이 늘어나야 차이가 생긴다는 것인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2.15/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2.15/뉴스1

 

민주당도 비례의석이 필요하다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미애 의원은 ‘최초의 여성 지역구 5선 의원’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대부분의 여성 의원들이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입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민주당의 30석 캡 요구가 끝끝내 거부된다면 민주당은 여성 의원을 늘리기 위해 지역구 경쟁력이 아직은 취약한 여성 후보들을 전쟁터와 같은 지역구에 그냥 내보내야 한다. 그러면 한겨레는 기뻐할 것인가?

민주당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민주당의 철학에 동의하는 여성·청년·노인·노동자·장애인·소수자 등을 비례대표로 의회로 진출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여지를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홍익표 대변인이 얘기한 ‘최저 이익’의 뜻이다.

민주당의 ‘원안 상정’ 방침이 정의당에게 압박이 될 수는 있다. 민주당 최종안을 함께 반대하고 있는 바미·민평당에 대해 원안 찬성 약속을 얻어내든지 아니면 모두 함께 민주당의 최종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의당은 압박을 좀 받으면 안 되나? 정의당은 무균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먼지 하나라도 묻을까봐 노심초사하고 밥숟갈 떠먹여주면서 금이야 옥이야 보살펴야 하는 어린 아이인가? 그들 역시 스스로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도 해야 하고 때로 압력도 받아야 한다.

이 모든 사달은 비례의석을 늘리기도, 전체 의석을 늘리기도 어려운 우리나라의 독특한 정치 문화에 기인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제는 비례의석의 대폭 확대를 대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이 필요하며, 그 고민이 협상 과정과 합의안 및 수정안에 녹아 있는 것이다.

한겨레는 이 사실을 외면한 채 마치 민주당이 마음껏 의석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상정해놓고 한두 석 더 가져가기 위해 소수당을 압박하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여성·청년·노인·노동자·장애인·소수자 등을 위한 비례의석 운용을 할 필요가 없다는 괴이한 전제로 민주당을 매도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이런 기사를 쓰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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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민 2019-12-16 09:31:09
좋은 내용입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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