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힝고 칼럼] 소득주도성장의 성적표와 남은 과제

힝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9 10: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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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에게 낙제점을 주고자 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알지만, 안타깝게도 당장 보여지는 통계는 그 분들이 여태껏 미약한 근거만으로 공격을 해 왔음을 보여 주고 있다. 문제는 자산 불균형이다. 소득은 정책으로 올려줄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의 재산을 정책으로 만들어 줄 수는 없는 법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News1
강신욱 통계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News1

특정 정권에 대한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경제 정책을 평가할 때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경제 정책이 좋든 나쁘든 그 효력을 내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통계는 산출되는 데 2년 이상 소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 정책은 특정 요인에 따라 장기적으로 계획해 왔던 노선을 과감하게 버리고 ‘어쩔 수 없는’ 대안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들이 많다. 대략 몇 가지 항목으로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30대 미만 가구주의 소득 증가율 확대


(2)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율 확대


(3) 처분가능소득 기준 분배지표의 개선


(4) 상대적 빈곤율의 감소


(5) 소득 5분위 가구의 자산 증가율 확대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은 각 계층 중 가장 크게 늘었고,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분배가 악화됐다고 모든 언론이 입을 모아 합창하던 2017년 대비 상당히 개선되었으며, 유사한 통계인 소득 5분위 배율 역시 다시 감소하였다. 경제의 대외 여건이 좋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적으로 경제적 부의 재분배가 그나마 개선됐다는 뜻이다.


/통계청
/통계청

특히 소득주도성장의 양대 축이었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장려금 확대의 직접적 수혜자였던 청년층의 소득 증가가 두드러졌다는 점(+5.3%)은 결국 최저임금의 인상 및 기타 정책이 일각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경제를 전반적으로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분배의 개선을 달성했음을 일컫는다고 보아야 한다. 소득 1분위의 상당수가 노인이거나 청년층임을 생각했을 때 결국 소득주도성장은 분배를 개선한 것이 맞다.


물론, 분배지표의 개선이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갑작스럽게 “짜잔” 하고 좋아진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 때에도 박근혜 정권 때에도 우리나라의 분배지표는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그 때의 분배지표 개선 이면에는 노년층에 대한 공적이전소득의 증가가 주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물론 박근혜 정부의 노년층 기초연금은 결과적으로 누더기 정책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


때문에 과거 정권보다 문재인 정권이 대단하게 분배를 개선시켰다고 마냥 칭찬만을 할 수는 없다. 정권마다 필요한 곳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의 경우 다른 방식을 활용하여 경제의 구조개선을 시도한 것이다. 다만 증세 없는 복지와 같은 달콤한 구호를 내걸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는지, 성장도 어려운데 분배마저 악화시킨다는 오해를 몇 년이나 받고 말았다는 점은 상당히 안타깝다.


또한 분배가 다소간 개선됐다고 해서 바로 합격점을 줄 수 있느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소득분배지표는 개선됐을지 몰라도 자산 불균형은 조금씩 더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같은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득 5분위의 자산 규모는 2018년 한 해 4.8% 증가했지만 1분위는 오히려 자산이 -2.8% 줄었다. 즉 현재의 소득은 늘어났을지 몰라도 다음 세대를 키워내기 위한 토양은 점점 더 그 질적 차이가 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이를 서울 부동산에 대한 대대적 규제로 잡으려는 듯 했으며 여당의 주요 유력 인사들은 연이어 부동산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규제로 잡혔을 시장 같았으면 이미 다 잡히고도 남았을 것이다. 소득 5분위의 자산 가격을 떨어트려 봤자 그것이 소득 1분위가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3, 4분위도 구매가 어렵게 되지 않았던가.


소득주도성장에게 낙제점을 주고자 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알지만, 안타깝게도 당장 보여지는 통계는 그 분들이 여태껏 미약한 근거만으로 공격을 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자산 불균형이다. 소득은 정책으로 올려줄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의 재산을 정책으로 만들어 줄 수는 없는 법이다. 자산 불균형의 시대는 소득 불균형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해법을 우리에게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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