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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근 칼럼] 올해 수출 지표가 개선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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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근 칼럼] 올해 수출 지표가 개선될 수밖에 없는 이유
  • 최성근
  • 승인 2020.01.20 0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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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실적은 오르락내리락하기 마련
올해 수출 플러스 반전은 필연

지난해 언론을 뒤덮었던 ‘수출 부진’

지난해 우리 경제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출 실적이 부진했다. 이러한 수출 부진은 2018년부터 심화된 미중 무역갈등에 기인한 글로벌 교역 침체의 여파로 사실상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외 교역 상황이 부진하게 되면 우리 수출기업의 실적도 악화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내내 수출 부진에 대한 잘못된 분석과 기사들이 넘쳐났다. 일부 언론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수출주도성장’이 아닌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소주성 惡순환…임금상승 → 수출악화 → 소득감소 → 소비위축’(문화일보 2019. 7.8)의 이상한 도식으로 최저임금 상승과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수출악화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경제를 조금이라도 분석해 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주장인지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수출의 대부분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주로 대기업 제조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인상 정책과는 전혀 무관하며 따라서 소득주도성장으로 비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어 수출 실적이 부진해졌다는 것은 명백히 거짓된 주장이며, 이러한 보도는 100% 가짜뉴스다.

그럼에도 각종 보수언론매체에서 이러한 거짓된 주장을 1년 내내 떠들다보니 광화문 광장의 태극기 부대나 극우 유튜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화일보 2019년 7월 8일자

어쩔 수 없었던 수출 부진

지난해 수출 실적이 부진해 보였던 이유를 먼저 되짚어 보자. 2018년 초부터 심화된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의 무역갈등은 지난해 상반기 정도면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중 합의가 불발되고 관세 전쟁을 방불케 하는 미국의 중국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크게 악화됐고, 세계 제조업을 이끄는 중국 수출이 부진해지자 중국 경제는 위축됐고, 그 결과 원자재부터 반도체 등 중간재와 자동차 등 내구재에 이르는 글로벌 교역 수요가 총체적으로 부진에 빠져버렸다.

특히 2018년 우리 총수출의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의 대부분이 중국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중국의 대미 수출이 악화되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아마존이나 구글 등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요를 주도했던 업체들의 투자가 2018년에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없어서 못 팔았던 반도체가 점차 공급 과잉 상태에 빠지게 됐다.

실제로 우리 주력수출품인 D램 반도체(DDR4 8GB기준)의 경우 2018년 9월 기준 개당 8.19달러였던 것이 2019년 3월에 이르자 동일한 제품이 개당 4.56달러로 가격이 거의 반토막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수출 실적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역기저효과’라는 통계적인 착시 현상도 일부 존재한다. 수출 실적을 시계열로 보면 2014년 5727억달러를 기록했던 수출은 2015년 5268억달러(-8.0%), 2016년 4954억달러(-5.9%)로 2년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이 2년 연속 연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2017년 들어 반도체 경기가 일대 호황을 맞이하면서 우리 수출은 그해 5737억달러로 15.8%라는 보기 드문 실적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6049억 달러로 전년 대비 5.4%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수출실적은 오르락내리락하기 마련

그러나 수출 실적이라는 것이 통상 전년 대비 ‘수출증가율’을 따지기 때문에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이후 조금이라도 수출이 줄어들면 수출 실적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게 되고 제 아무리 수출 실적이 선방을 해도 수출은 부진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그래서 2019년 우리 수출은 연간 5423억달러로 수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무려 –1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출 실적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우리가 역대 최고의 수출을 기록하고 나서도 수출 실적이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하려면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그게 과연 가능할까?

게다가 글로벌 교역이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크게 침체되고 더불어 우리 주력 품목인 반도체 시장마저 슈퍼사이클 이후 경기가 급락한 상황에서 전년도에 달성했던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 실적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거의 미션 임파서블이나 다름없다.

반도체 호황이 있기 전 2010년에서 2016년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연평균 5320억 달러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2017년(5737억달러)과 2018년 수출(6049억달러)은 평균 이상의 호황이었다면 2019년의, 5423억달러의 수출 실적은 물가 상승까지 고려할 때 평년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2018년에 비해 수출이 –10%정도 감소했다는 것만으로 우리 수출이 마치 폭망이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어이없게도 그 원인을 대외경기가 아닌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 돌리는 주장들이 버젓이 기성 언론매체에서 보도되는 현실은 허탈함마저 자아낸다.

 

수출액과 수출증가율 추이

올해 수출 플러스 반전은 필연

수출증가율이라는 실적 지표가 전년도를 기준으로 한 것이니만큼 올해는 글로벌 경기의 큰 충격이 없다고 한다면 작년과는 반대로 수출증가율이 플러스로 반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지난 1월 1~10일까지의 수출 실적은 5.3%의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반도체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이미 지난 연말부터 고조됐으며, 이러한 기대감은 최근 6만원대를 돌파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의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수출의 선행지표로 파악되는 OECD경기선행지수가 지난 11월 기준 99.10으로 전월(98.97)보다 0.13포인트 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OECD 비회원국이지만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도 지난해 3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개선의 청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수출실적이 부진을 거듭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경기 부진의 영향이 크며, 이전 연도의 반도체 슈퍼호황에 뒤이은 수출증가율 지표의 ‘역기저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따라서 올해 반도체 경기를 포함해서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고 여기에 지난해 수출 실적의 기저효과까지 더해진다면 올해 수출지표는 플러스 증가율로 반전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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