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공소장④] 김기현 동생 30억 청탁 사건

박지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1 17: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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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와 인터뷰하는 김흥태씨/뉴스타파
뉴스타파와 인터뷰하는 김흥태씨/뉴스타파

이제 황운하 청장 당시 2017년에 울산 경찰이 수사했던 '김삼현 30억' 사건을 살펴보자. 피해를 주장하는 주인공인 김흥태씨는 원래 아파트 건설업을 하는 건설업자로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의 동생 김삼현과 30억을 대가로 아파트 건설 시행권을 되찾는 불법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형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후보가 협조해주기로 약속했을 것은 당연히 상식적인 추정이다. 김삼현은 공직자는커녕 변변한 직장조차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불법계약은 김기현의 시장 당선 후에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고, 엉뚱하게도 김흥태씨 소유였던 해당 아파트 부지 인근의 사유지가 울산시에 의해 도로와 공원으로 강제수용까지 당했다.


김흥태는 이 강제수용 문제로 2017년 8월에 울산경찰에 울산시 공무원 등을 고발했는데, 울산경찰은 2017년 9월 하순에 일단 무혐의송치 처분했다. 이 직후쯤에 이 사건 배후의 30억 사건이 황 청장(혹은 울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의 눈에 띈 것이다. 당시 김흥태 본인이 경찰에 진정서를 내면서 30억 건도 함께 거론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검찰의 이번 공소장에서는 '피해자 본인 진정' 사실을 누락시킴으로써 마치 황운하 청장이 기획수사, 표적수사를 벌인 것처럼 서술해놓았다.


이후 경찰은 2018년 1월 5일에 정식수사로 전환하고 김흥태로부터 정식 고소장을 접수받았는데, 이에 대해 검찰의 이번 공소장은 "사실은 수사· 또는 내사에 착수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었음에도 마치 김흥태의 고발로 수사에 새롭게 착수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기 위해" 고발장을 작성토록 했다고 주장했다.



울산검찰지청의 불기소 결정서/뉴스타파
울산검찰지청의 불기소 결정서/뉴스타파

하지만 김흥태가 2017년 하반기에 울산경찰에 접수한 것은 '고발'이 아닌 '진정'이었으므로, 진정으로 시작된 내사 사건을 정식 수사로 전환하기 위해 고발장을 접수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검찰은 이번 공소장에서 그것을 마치 무슨 서류 조작이나 되는 양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이 30억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 진행되어 압수수색, 구속영장, 체포영장 신청 등이 진행되자, 김기현 '측'의 역공이 시작되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성해구 경위는 김기현 비서실장 박기성의 친형 박기준(주유소 사장)을 찾아가 동생에게 수사협조를 설득해줄 것을 권했는데, 박기준은 비서실장인 동생과 논의 후 3월 21일 울산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해구 경위가 김흥태와 유착되어 사건관계인을 협박하였다"라고 주장했다.


이를 기점으로 울산지검 특수부가 성해구 경위와 김흥태씨에 대한 수사에 나서고, 두 사람을 구속하고 기소해버렸다. 박기준을 협박했다는 것이다(강요미수). 수사 주체와 피해자가 가해자측의 고발로 검찰에 수사를 당해 재판을 당하게 된 것이다.



성해구 경위 유죄판결 KBS보도

성해구는 한달쯤 전인 올해 1월 10일에 1심판결에서 일부 유죄 선고를 받았는데, 유죄를 받은 혐의는 엉뚱하게도 애초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혐의도 아닌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법위반"이었다. 30억 사건의 고발인인 김흥태씨에게 수사 정보와 개인정보를 넘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피해자로서 담당 경찰팀과 수사 협조를 해본 경험으로는, 고발인과 담당 경찰관 사이에서 정보가 상당부분 공유되는 일은 굳이 문제 삼을 일도 못될 뿐더러, 경찰뿐만 아니라 현재의 윤석열 검찰도 조국 전 장관 수사에서 밥먹듯이 벌인 일이다.


즉 억지 기소이지만 경찰을 걸면 걸릴 수밖에 없는 혐의인 것이다.(물론 같은 행태의 검사들도 걸기만 하면 똑같이 걸리겠지만,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어 걸 수가 없을 뿐이다) 반면, 검찰이 성 경위를 기소한 핵심 혐의인 "강요미수"는 오히려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무죄 판결의 사유가 “고발 동기에 상당한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즉 법원은 경찰 수사에 쫓기던 김기현 측에서 의도적으로 거짓 고발을 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 것이다.



김흥태씨 유죄 판결 보도
김흥태씨 유죄 판결 보도/YTN

한편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흥태씨 역시도 성 경위와 동일한 강요미수 혐의를 받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1월 28일 MBC PD수첩 보도에 따르면, 김흥태를 추가 혐의를 만들어내려는 검찰의 '공작'이 있었다. 검찰이 김흥태 주변의 지인들 여럿을 들쑤셔 김흥태씨를 고소하라고 종용, 압박한 것이다. 그중 여러 명이 PD수첩에 증언하기도 했다.


검찰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한명이 결국 김흥태씨를 고소했고, 강요미수 외에 추가로 사기 혐의까지 뒤집어썼다. 그런데 실제 1심 결과에서는 성 경위와 마찬가지로 핵심 혐의인 강요미수는 무죄를 받았고, 검찰이 허위 별건수사로 기소한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을 받았다.


즉 성해구 경위와 김흥태씨 모두, 검찰이 애초에 수사를 시작한 주유소 사장 협박(강요미수) 건은 무죄 판결을 받은 반면, 검찰이 추가로 벌인 별건수사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런 과정은 최근 MBC PD수첩과 뉴스타파 보도, 그리고 울산지역 기자들을 통해 상세히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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