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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끊임없이 불러대는 자,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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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끊임없이 불러대는 자, 그들은 누구인가
  • 고일석
  • 승인 2020.02.19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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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의원이 28일 의원총회에 들어가기 전 경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금태섭 의원이 28일 의원총회에 들어가기 전 경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민주당 지지자는 ‘조국’을 소환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놓아주고 싶어도 놓아줄 수가 없다.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누군가에 의해 소환되기 때문이다.

그를 끊임없이 소환하고 있는 자들은 누구인가? 자연인이 되어 자신의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가족의 재판에 전념하고 있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친(親)조국이니 반(反)조국이니, ‘조국 수호’니 뭐니 하면서 그를 불러대고 있는 자들은 누구인가?

더불어민주당이나 그 지지자들이나, 혹은 검찰개혁 집회 당시 자신의 입으로 ‘조국 수호’를 외쳤던 시민들조차 그 누구라도 능동적으로 ‘조국’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의 당부뿐만이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그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강서갑 경선을 두고 시종 조국이 소환되고 있다. 그곳 현역 의원인 금태섭을 상대로 정봉주가 나서도, 김남국이 나서도 언론은 친(親)조국을 거론하며 ‘저격 공천’이니, ‘자객 공천’이니, ‘찍어내기’니 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서울 강서갑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남국 변호사/뉴스1
18일 서울 강서갑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남국 변호사/뉴스1

당치 않은 친(親)조국·반(反)조국 가르기

‘저격’, ‘자객’은 대단히 부당한 표현이지만 총선에서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므로 그렇다고 치자. ‘찍어내기’도 악의적인 모함에 불과하지만 일단 넘어가자. “더불어민주당의 강서갑 지역구 후보로 금태섭이 아닌 내가 나가야 한다”고 나서는데 친(親)조국·반(反)조국이 왜 나오나?

김남국이 친(親)조국이면 금태섭은 반(反)조국인가? 금태섭의 정체성이 조국 전 장관의 무언가를 반대하는 데 있나? 그렇지 않다. 금태섭이 뭔가 억울해한다면 바로 이 지점을 억울해해야 한다.

그가 설사 조국의 법무부 장관 지명을 반대했어도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적도 없고 청문회에서 그 의사를 잠시 내비쳤을 뿐이다. 그가 “청년의 좌절감에 공감해야 한다”고 말할 때도 그 방향은 공감해야 할 대상에 있었지 조국을 지지하니 반대하니에 있지 않았다. 설사 그가 명시적으로 반대했다 치더라도 그것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원과 지지자들 일부가 금태섭을 반대하고 다른 이가 후보로 나서주기를 원하는 중심에도 ‘조국’이 자리하고 있지 않다. 그 중심에는 그가 사사건건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는 것은 소위 다양성으로 인정하더라도, 이인영 원내대표가 ‘국민의 명령’으로 선언했고 11월, 12월 서초와 여의도를 가득 채웠던 국민들이 열망했던 공수처법에 끝끝내 기권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여의도 검찰개혁 집회/뉴스1
여의도 검찰개혁 집회/뉴스1

‘조국 수호’가 아니라 ‘검찰 개혁’이다

그를 둘러싼 어떤 프레임이 있다면 그것은 ‘조국 수호’가 아니라 공수처 설치를 중심으로 하는 ‘검찰 개혁’이다. 그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그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해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금태섭 의원의 검찰개혁에 대한 주장은 “수사권·기소권 분리가 중요하지 공수처는 옥상옥이며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 설치 반대와 맞물려 그는 상대적으로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던 의원이었다.

그런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에서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이에 찬동하는 일부 검사들과 법조인들은 거기에 더 나아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자체를 반대하고 나서는데도, 당내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예의 그 도드라진 ‘소신’을 돌출시켜 왔던 금태섭 의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검찰개혁에 있어 그의 방점이 수사권·기소권 분리에 있다면 추미애 장관의 아이디어가 쟁점이 되고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뭔가 입장을 내야 한다.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의원으로서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서서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절충을 하든, 대안을 제시하든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말이 없다. 그래서 의심받는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 제1차본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18/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 제1차본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18/뉴스1

‘조국 수호’ 프레임을 스스로 끌어들인 금태섭

그 대신 그는 ‘조국 수호’ 프레임을 스스로 당내 경선에 끌어들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그렇게 피하고 싶어 하고, 그 스스로 ‘필패의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조국 수호’ 프레임을 제 입으로 거론한 최초이며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다시 말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출마를 선언한 김남국 변호사를 포함해 그를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당원과 지지자들 그 누구도 ‘조국 수호’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 내세우고 싶은데 참는 것이 아니라 그럴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가 ‘조국 수호’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언론은 신이 났다. 겨우 친(親)조국·반(反)조국을 얘기하던 수준에서 ‘조국 수호’ 프레임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른다면 그 스스로 총선을 말아먹을 생각인가?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서갑 지역구 경선이 어떻게 치러지든 그것은 당과 후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러나 그 누구라도 야당과 언론의 덧씌우고 싶어 안달이 나있는 ‘조국 수호’ 프레임을 당내 경선에 스스로 끌어다가 갖다 씌우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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