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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포인트] '전수검사'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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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포인트] '전수검사'의 나라
  • 고일석
  • 승인 2020.03.0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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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모두 검사가 되어야 옳다. 그러나 증상이 발생한 환자를 모두 검사하는 정도라도 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중국은 발열 증상 뿐만 아니라 폐렴 증세가 명확하게 나타났는데도 검사도 못받아보고 사망한 환자가 수두룩하다. 미국, 일본도 증상자 전원을 검사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감염 가능집단을 미리 정해놓고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 방역의 가장 큰 특징이다.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3.7/뉴스1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3.7/뉴스1

첫 번째 전수검사는 '봉쇄 전 우한 입국 내외국인'

첫번째 전수검사는 우한이 봉쇄된 1월 23일 이전에 우한에서 입국했거나 우한에 체류한 적이 있는 내외국 입국자들에 대한 전수검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27일 우한에서 입국한 내외국인에 대한 전수조사 검토를 지시했고,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1월 28일 조사대상자를 파악해서 3,023명에 대한 전수조사 방침을 발표했다. 내국인 1,116명과 외국인 1,857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정한 검사법을 개발하고 있었고, 마침 이 무렵 개발이 완료되어 양산 준비에 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자신있게 전수검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들의 거주 혹은 체류지역은 대부분 서울 경기 지역이어서 서울시와 경기도에 의해 거의 '일망타진' 형식의 전수검사가 이루어졌다. 잠적했던 중국 여행객이 서울시의 치열한 추적 끝에 의해 소재지가 파악되어 24번 확진자로 검진되기도 했다. 

대구지역 입국자 7명이 끝내 검사를 받지 않아 대구경북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실제로 검사를 못했다는 설과 나중에 다 마쳤다는 설도 있어서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그 부분을 제외한 모든 대상자들은 빠짐없이 검사가 이루어졌고, 30번 이전 환자의 상당수가 이 전수검를 통해 확인됐다. 이때의 전수검사가 초기 확산을 억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칭다오에서 입국한 관광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2020.1.29/뉴스1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칭다오에서 입국한 관광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2020.1.29/뉴스1

신천지 통제 가능케 한 전수검사

신천지 사태도 전수검사라는 대응이 가능했기에 지금 정도의 통제가 가능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월 18일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대구 신천지교회로부터 신도 명단을 입수해 전수조사에 들어갔고, 확진률이 이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나자 유증상자가 아닌 신도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결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곧 이어 대구시의 폐렴증상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동시에 해외여행력이 없어도 감기 증상만 보이는 모든 환자들에 대한 전수조사까지 실시했다.

현재 대구 지역은 아직까지 검사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900명 정도의 신도를 제외하고 11,000명 신도 중 1만 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일반 대구시민에 대한 검사와 치료 역량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또한 전국 신천지 신도 23만 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대구 이외지역 신도들은 대구 신도들에 비해 확진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드러나 이들에게 들어갈 방역 자원을 다른 부분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확인되면 역학조사를 통해 파악된 접촉자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또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감염의 확산을 최대한으로 억제하고 있다. 

 

27일 오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직원들이 신천지 교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항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2020.2.27/뉴스1
27일 오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직원들이 신천지 교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항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2020.2.27/뉴스1

세상에 없었던 '사전(事前)방역' 모델

이처럼 감염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미리 정해놓고 전수조사를 통해 확진자를 '찾아내는' 방식은 낮은 사망률로 이어지고 있다.

경증 환자는 경증 환자대로, 중증 환자는 중증 환자대로, 증상이 발생해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미리 찾아내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넘어가지 않게 하고, 중증 환자의 상태가 더 위험해지기 전에 치료에 들어가 환자들이 위험 단계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방역 모델이 원래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없었을 것이고, 이것이 어떤 모델로 성립된다고 해도 다른 나라들은 쉽게 시도할 수 없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봐도 실제적으로 봐도, 확산 전에 감염 고위험군을 미리 특정해 전수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발굴해내는' 방식은 감염의 확산과 대량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해도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기록적인 확진자 증가로 많은 국민들이 공포와 불안에 떨고, 큰 기업이든 작은 자영업자든 모두 큰 희생을 치르고 있지만, 현재로도 가장 안전하고 앞으로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우리 스스로 구축하고, 모든 국민들이 그 체계에 의해 보호받고 있고, 앞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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