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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칼럼] 언제나 그랬듯 검찰 측 증인이 뒤집은 검찰 측 주장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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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칼럼] 언제나 그랬듯 검찰 측 증인이 뒤집은 검찰 측 주장①
  • 박지훈
  • 승인 2020.03.1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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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전경
KIST 전경

어제 3월 18일, 정경심 교수의 6차 공판이 있었다. 이번 공판에서는 KIST 인턴증명서 건이 주요 쟁점이었는데, 검찰 측 증인으로 KIST의 정병화 박사가 출석해서 조민 씨의 인턴 활동에 대해 비난하는 취지의 주장들을 내놓았다.

반면, 변호인 측에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놀라운 반론과 반대 증거들을 내놓아 검찰과 정병화 박사의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오히려 변호인 측에 유리하게 만들었다.

 

1. '엎드려 잠만 잤다' 주장에 대한 반박

정병화 박사는 9년전 생체분자기능연구센터 센터장으로서 조민 씨의 인턴 담당 지도교수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의 증언은 “조민 씨가 인턴을 2, 3일밖에 나오지 않았다, 실험실 고참 말로는 엎드려 잠만 잤다고 들었다며, 중간에 나오지 않아 인턴활동을 종료시키고 급여(20만원) 지급도 전액 취소시켰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정 교수 변호인의 반대 심문이 시작되자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변호인이 정 박사가 진술조서에서 '그렇게 불성실하게 근무한 인턴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라고 말했는데 무엇을 보고 불성실하다고 판단했느냐고 묻자, “직접 본 적은 없고, 실험실에 안 나오고 연구원이 '엎드려 잤다'라고 해서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변호인은 정 박사가 검찰 조서에서 '논문도 열심히 읽고 성실히 임했다'라고 평가했던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박사는 자신이 봤을 때는 성실했다고 대답했다. 즉, 검찰 조사 당시에는 성실했다고 답하고는, 법정에 나와서는 자신이 보지도 못한 일을 연구원의 전언만 가지고 불성실했다며 검찰에서와는 상반된 대답을 한 것이다.

(앞서 몇몇 언론에서 조 민씨가 엎드려 잠만 잤다고 제목을 뽑은 기사들이 있었는데, 보다시피 변호인 반대 심문에서 바로 뒤집힌 내용이다. 기자들이 정교수 공판의 앞부분만 방청하고 일어나는 일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검찰 주장 부분만 듣고 떠나고는 기사를 쓰는 행태 때문으로 보인다)

 

2. 케냐 봉사활동 사전 양해 증거

조민 씨가 KIST 인턴 기간 중간에 케냐에 의료봉사 활동을 다녀온 사실은 인사청문회 당일부터 공격꺼리였다. 케냐 봉사활동은 8월 3일부터 11일까지였다.

이에 대해 조민 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전에 정병화 박사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날 정 박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케냐에 가야 했다면 아예 나오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날 변호인이 제시한 증거로 조민 씨가 정 박사에게 케냐 봉사활동 기간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이메일을 보냈음이 드러났다. 그것도, 인턴 기간보다 한참 전인 6월 30일에 보낸 것이다.

이에 대해 정병화 박사는 이메일을 본 기억이 없다고 하고, 검찰 측에선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재판부에선 입수경위를 물었는데, 변호인 측에서 당시 학교의 이메일 기록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 메일의 내용은 "빼먹은 사실이 있어 다시 연락을 드립니다. 제가 케냐에 통역사로 봉사활동을 지원했는데 합격되어 가게 됐습니다. 8.3부터 8.10까지입니다. 인턴십 기간이긴 하지만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앞서 같은 6월에 조민 씨가 '이광렬 박사의 소개로 인턴십에 원하는 조민입니다' 라며 인사하는 내용의 메일도 있었고, 정 박사가 답장으로 평소 관심 있는 분야를 묻는 등 답장도 있었다. 이런 메일들이 오간 직후쯤에 케냐 봉사활동 기간에 대한 양해 메일을 보낸 것이다.

물론 정 박사가 해당 조민 씨의 메일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같은 달(아마도 불과 며칠 사이)에 메일을 서로 주고받은 것이 드러났으므로, 조민 씨로서는 정 박사가 해당 양해 메일을 받았을 거라고 이해했을 것은 당연하다. 또한 조민 씨가 양해도 없이 멋대로 이탈해 케냐에 간 것도 아니었다.

 

3. 인턴 출근을 중단하게 된 사유

검찰의 주장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조민 씨가 불성실해서 정 박사가 나오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 시기가 7월 22일이었다. 사실이 그대로라면 조민 씨는 인턴증명서를 받을 자격이 당연히 없게 된다.

그런데 이번 공판에서 변호인 측이 이와 상반되는 조민 씨의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실험실 연구원이 내부 사정으로 집에서 좀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날 역시 7월 22일이었고, 실험실에 출근해서 오전 근무를 마치고 12시가 넘어서였다. (즉 당초 검찰 주장과 달리, 7월 22일에 조민 씨는 인턴 출근을 해서 오전까지 근무를 했다)

조민 씨의 조서 내용에 따르면, 당시 '한 여자 연구원이 센터에 무슨 일이 있어서 챙겨줄 수 없으니, 집에가서 대기해라' 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후 KIST에서 연락이 오지 않아 조민 씨는 뭘 잘못해서 잘렸는지 답답해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병화 박사는 “당시 연구실이 다른 연구실로부터 분리되는 과정에서 분쟁이 있었다”라고 관계 사실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정 박사는 연구원이 자신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연구원 말만 듣고 나오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으나, 일단 조민 씨가 인턴을 나가지 않게 된 사유가 설명된 점이 중요하다. 조민 씨로서는 해당 연구실에 며칠 밖에 안 나간 입장에서 연구원의 말이 정 박사와 논의된 것인지 아닌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금요일이었던 7월 22일 이후로 한 주 동안 집에서 계속 불안해하며 대기하다가, 그 다음 주 월요일인 8월 3일부터는 이전에 양해 메일을 보냈던 대로 케냐 의료봉사를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일단 집에서 대기하라던 연구원의 지시와 달리, 연구실에서는 전혀 연락이 오지 않은 것이다.

 

☞ [박지훈 칼럼] 언제나 그랬듯 검찰 측 증인이 뒤집은 검찰 측 주장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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