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5-25 22:53 (월)
해외 교민·입양인 마스크 지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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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교민·입양인 마스크 지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 고일석
  • 승인 2020.04.27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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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출금지 품목인 보건용 마스크, 해외교민 위한 '예외적 반출 허가' 시행 중
미국과 유럽 등 13개국 대상으로 해외입양인 수요 파악 중... 5월 중 전달 예정
지난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주벨기에유럽연합(EU)대사관에서 대사관 직원과 벨기에 한인회 임원들이 국내 방역마스크를 재외국민에게 발송하기 위한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주벨기에유럽연합(EU)대사관 제공)
지난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주벨기에유럽연합(EU)대사관에서 대사관 직원과 벨기에 한인회 임원들이 국내 방역마스크를 재외국민에게 발송하기 위한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주벨기에유럽연합(EU)대사관 제공)

“아, 그거... 그런데 꼭 쓰셔야 될까요?”

몇 번 전화를 돌려돌려 겨우 통화가 된 외교부 담당자에게 해외 입양인 마스크 지원 계획에 대해 물어보자 그가 한 첫 마디는 이것이었다.

“하긴 할 건데 지금 알려도 되는지 내부에서 상의를 좀 해보고 답변을 드리면 안 될까요?”

그렇게 몇 시간을 기다려도 답이 없어 또 몇 번을 전화를 했다. 안 그래도 바쁠 텐데 자꾸 전화하기가 미안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른 경로로도 확인을 해봤다.

퇴근 시간 한참 지나 외교부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요즘 공무원들은 정말 낮밤이 없다. 그가 알려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외교부는 현재 해외 입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과 유럽의 13개국을 대상으로 한국인 입양인의 마스크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수요일(29일) 정도까지 전체적인 수요를 파악하여 1인당 제공 수량과 일정 등 세부계획을 세워 중대본에 보고한 뒤 실제 전달을 추진할 계획이다. 5월 중 전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교부는 해외교민에 대한 마스크 지원사업도 소리 소문 없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모두 마스크의 절대적인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그곳에 있는 교민들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마스크를 구하고 싶어도 해외반출이 금지되어 있어 해외교민들이 우리나라 마스크를 구입하거나 전달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우선 외교부는 3월 말부터 식약처와 관세청의 협조를 얻어 내국인이 해외거주 한국 국적 가족에게 EMS 국제우편물로 보내는 것에 한해 ‘예외적 반출 허가’를 받아 해외교민들이 마스크를 전달받을 수 있게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확대해 지금은 일부 재외 공관의 경우 교민들의 신청을 받아 단체로 마스크를 수송해주고 있다.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조치다.

해외 입양인에 대한 마스크 지원은 이 과정에서 외교부 내부에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해외 입양인은 우리 정부의 보호대상이 아니지만 작년 말부터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사업을 벌이는 등 관련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지원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것.

그래서 지금은 1차적으로 수요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 그래서 한사코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수요가 적다고 안 할 것은 아니지만, 해외교민 마스크 지원도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는 등의 발표를 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 파악 단계에 있는 일을 대외적으로 알리기가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해외입양인은 그렇다고 치고 해외교민 마스크 지원은 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느냐고 묻자 “재외국민 보호는 외교부가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고, 그래서 좀 더 일찍부터 지원을 해드렸어야 하는데 ‘예외적 반출’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의 마스크 공급 여력이 생긴 것이 최근의 일이라 너무 뒤늦게 지원을 해드려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코로나 사태 내내 국민 일각의 중국입국 금지 여론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또한 우리나라에 대해 입국제한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늘어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거의 모든 재외 공관들이 밤잠 안 자고 뛰어야 했었다.

지금은 각국으로부터 몰려드는 지원과 자문 요청을 받아 처리하느라 역시 눈코 뜰 새 없다. 대통령이 외국 정상으로부터 전화 한 통화 받을 때마다 외교부 직원 수십 명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어쩌면 외교부 당국자의 말대로 재외국민 보호 차원의 마스크 지원은 정부가 마땅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고, 오히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 사태가 폭발할 시점부터 충분히 지원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해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바쁜 와중에도 해외교민을 보호하려는 외교부와 재외공관의 노력에서 한국에 있는 우리 국민들 역시 보호받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국민으로서 고맙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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