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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에서 무너진 ‘조국과 청와대 타격 위한 정치적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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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에서 무너진 ‘조국과 청와대 타격 위한 정치적 기소’
  • 고일석
  • 승인 2020.05.11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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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의 핵심 쟁점, “감찰 종결 권한은 누구에게 있나”
검찰의 근거 '대통령비서실 직제', 감찰반 권한 제한 위한 것
검찰 측 주장 간단하고 무참하게 무너져... 재판장도 가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정식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5.8/뉴스1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다. 조 전 장관에게 제기된 총 12개의 혐의 중 ‘유재수 감찰 무마 건’이 첫 번째 사건으로 심리됐다. 검찰은 조 전 민정수석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 ‘직권남용에 의한 권리행사방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감찰의 개시와 계속 및 중단 여부, 감찰 후 조치가 감찰반의 권한으로 민정수석과 민정비서관, 반부패비서관이 감찰반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이고, 조 전 장관 측은 그것이 모두 민정수석의 권한으로 유재수 건의 처리는 민정수석의 권한과 재량 범위 안에 있는 것이었고 감찰반은 지시에 따를 뿐 독자적인 권한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감찰의 계속 및 중단 여부에 대한 결정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그러나 누가 봐도 검찰의 주장은 뜬금없는 것이었다. 감찰반은 민정수석의 지휘에 따라 감찰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이에 관한 최종결정권한은 민정수석에게 있는 것이 자명한데 검찰은 무슨 논리와 근거로 감찰반에게 그런 권한이 있다고 주장한 것일까?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이 들고 나온 것이 감찰반의 직제를 규정한 「대통령 비서실 직제」 제7조 2항이었다. 이 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7조(감찰반)

② 감찰반의 감찰업무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

검찰은 이 조항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 부분을 근거로 “수사가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과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하는 행위”의 주체를 감찰반으로 보았다. 따라서 유재수 감찰 건에 대한 수사 필요성에 대해 판단해야 하는 감찰반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첫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인걸 전 감찰반장에 대해 권리 유무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고 묻지 않은 채 감찰이 중단된 배경만을 집중적으로 물었고, 이 전 반장도 이에 부응하여 “정권 실세들의 개입에 의해 중단됐고, 이에 대해 본인과 감찰반원들이 매우 화가 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는 검찰의 막무가내식 아전인수(我田引水)와 견강부회(牽强附會)의 결과였다.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7호 2항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 부분은, 이 조항이 만들어지게 된 연원을 따지면 감찰반의 권한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찰반의 권한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앞 부분 “감찰업무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고, 만약 수사 차원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더 붙잡고 있지 말고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판단은 당연히 감찰반이 소속된 민정수석의 권한이다.

즉 이 조항은 “감찰반에 수사권과 징계권이 없고 ‘비리 첩보 수집’과 ‘사실관계 확인만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감찰반이 민정수석의 지휘 범위의 밖에 있는 별도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 직제 규정을 신설한 사람은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취임하자마자 이 직제 규정을 신설한 뒤 "감찰대상에 대한 비리첩보 수집과 사실관계 확인조사 등 감찰업무만을 담당할 특별감찰반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며 "입수된 비리첩보에 대한 조사 역시 계좌추적, 소환조사 등 강제조사가 어려운 만큼 수사 전 단계까지의 임의조사로 한정하되 필요한 경우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은 이 조항의 신설에 대해 "특별감찰반의 감찰대상과 업무범위를 대통령령에 아예 규정한 것은 그동안 ‘사직동팀’, ‘별관팀’ 등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감찰반의 권한남용을 방지하고 국민의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 '특별감찰반'의 명칭은 2018년 12월 24일 개정에서 '감찰반'으로 개정)

조국 전 장관이 첫 재판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조국 전 장관이 첫 재판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이런 배경을 무시한 검찰의 ‘대전제’는 변호인들의 반대심문에 의해 무참하게, 그리고 아주 간단하게 무너졌다. 권리 유무 여부에 대해 이인걸 전 반장은 순순히 “민정수석의 권한”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하 중앙일보 「"검사와 특감반 다르다" 첫 재판서 檢 면박 준 조국 재판장」 기사 인용)

조국 변호인(변)=(유재수 사건 등 수사기관 이첩) 민정수석이 최종 결정하는 것 맞죠?
이인걸(이)=네, 그렇게 했습니다.
=지시에 따라 이첩하니, 증인 판단이나 결정이 들어가는 건 아니잖아요.
=조치 의견을 올릴 때 제 판단이 들어가지 않나요?
=지시 내려오고 서류 전달하면 끝이잖아요.
=네.

여기에 재판장까지 나서서 “민정수석이 최종 결정하는 것”이라는 변호인의 주장에 가세했다.

재판장(재)=검사님, (특감반) 업무가 이렇게 이뤄진 것 같아요. 관련 규정도 미비하고.
검찰(검)=아닙니다. (고유권한이 있는) 검사도 결재는 받습니다.
=그거랑 다르죠. 그 구조를 그대로 가져와 얘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통령비서실 직제 7조 2항에 대해 재판장님이 판단을 하시면 됩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판단이 필요하면 공부를 하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변호인은 청와대 직제규정의 의미를 더욱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혔다. (이하 한겨레신문 「“유재수 감찰 중단에 특감반원 분개”-“감찰 종료는 민정수석 재량일 뿐”」 기사 인용)

그 수사와 감찰 차이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대통령비서실 운영규정 상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의뢰 또는 이첩한다는 규정만 있어서 기본적으로 수사는 하지 말라는 의미지?
수사하지 말라고? 그렇죠.
임의수사도 하지 말라는 거 아닙니까?
수사의 정의 내리시는 건가?
첩보 수집, 신빙성 확인하는 걸로 한정하고 있죠?
그렇게 한정하고 있죠.
그걸 넘어서 수사는 하지 말라는 거지?
그런 규정은 없다. 다만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는 거지
수사기관에 의뢰하거나 이첩해야 하는 거지?
아니 근데 자꾸 법령 가지고 해석을…
특감반에는 감사원 같은 규정 없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정수석비서관 입장에서는 다양한 처리방식 있는 거 아닌가. 재량 있지?
재량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다양한지는 모르겠다.

이와 같이 검찰이 기소의 근거로 삼은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7조 2항은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기관 행세를 하던 청와대 감찰반의 권한을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하고 그 행사도 투명하게 하기 위한 규정이지, 검찰의 주장처럼 ‘감찰 계속 및 중단, 그리고 조치에 관한 감찰반의 권한’을 규정한 것이 아니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기소가 조 전 장관 및 청와대에 치명상을 가하겠다는 집착에 눈이 멀어 청와대 직제규정의 취지도 무시한 채 감행한 무리한 정치적 기소라는 것이 첫 재판에서부터, 더구나 검찰 측의 가장 유력한 증인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인걸 전 감찰반장은 “7월과 11월 사이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수사라인 검사로부터 연락 받은 적이 있느냐”는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의 질문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다”고 대답했다.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말이 되지만 “없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수사라인 검사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없다면 명확하게 “없다”고 답했을 것이다. 법리 상 권리행사 방해와 아무 관계없는 정권 유력인사들의 압력 여부에 대해 검찰과 이 전 반장이 장황한 문답을 늘어놓은 배경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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