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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 ‘너희들의 조국’을 괴롭히는 정의연이 그리도 미웠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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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 ‘너희들의 조국’을 괴롭히는 정의연이 그리도 미웠더냐?
  • 고일석
  • 승인 2020.05.1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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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 본색 드러낸 ‘맥주집 3300만원’
정의연 해명 불구 무조건 따라 쓴 무뇌 언론들
‘오류’ 불과 회계 문제... ‘부실·부정’으로 몰아간 언론들
2018년 8월 서울 중구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열린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한 1차 국민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8.8.6/뉴스1
2018년 8월 서울 중구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열린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한 1차 국민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8.8.6/뉴스1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사실 충격이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늘 씩씩하고 강단있는 모습으로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정의연 성금, 할머니들을 위해 쓴 적 없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말은 어쨌든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할머니들을 위해 쓰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8일 입장문을 내고 1990년 정대협 결성 이후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과 일본정부의 범죄사실 인정과 법적배상 이행을 위해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 지원 활동, 세계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연대하기 위한 사업 등 정의연이 활동 들을 소개하며 이를 위한 모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은 이런 해명에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정의연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한 것은 역시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9일 <할머니들 위해 모은 성금인데… 정작 받은 건 106만원> 기사를 게재했다.

정의연이 할머니들의 생활 지원을 위해 성금을 사용한 것은 딱 세 번 밖에 없었으며, 그 중 한 번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의 출연금 10억엔을 거부하는 할머니들께 전국민 모금을 통해 지원한 1억원있고, 최근 4년 간 할머니들을 위해 지급된 금액은 2018년 1인당 86만원, 2019년 106만원이라는 것이었다.

조선일보 5월 9일 보도

8일 정의연이 밝힌 입장 중에서 "할머니들을 위해 쓰는 것"을 '생활지원'으로 콕 찝어 공격한 것이다. 그러나 이 내용은 기사 말미에 구색 삼아 첨부한 정의연의 "우리는 구호 단체가 아니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 단체"라며 "할머니들에 대한 직접 (현금) 지원은 초기에 집중돼 있었다"는 설명으로 충분히 해명되는 것이었다.

정의연이 밝힌 대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생활지원은 1993년부터 정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현재는 월 지원금 147만 4천원, 의료지원과 보호시설 운영비 등이 충분히 지원되고 있다. 정의연의 사업이 할머니들의 생활지원에 집중될 이유가 없는 것이었고, 정부의 지원 역시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 활동의 결과였다.

 

하이에나 본색 드러낸 ‘맥주집 3300만원’

이후 언론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 딸의 유학, 김복동 장학금 지급 등으로 전선을 넓혀갔으나 하이에나 언론의 본색을 드러낸 것은 단연 "하룻밤 술값 3300만원" 보도였다. 이전까지의 보도들은 나름 문제를 제기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으나 "맥주집 3300만원" 보도는 말 그대로 트집잡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론전에서는 이런 트집잡기가 가공할 인화력을 가진다.

한국경제 5월 11일 보도
한국경제 5월 11일 보도

한국경제신문은 11일 <[단독] 하룻밤 3300만원 사용…정의연의 수상한 '술값'> 기사를 내어 냈다. "정의연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결산서류 공시’를 보면 이 단체는 2018년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기부금 3339만8305원을 지출했다"며 "정의연이 2018년 국내에서 지출한 기부금은 3억1000만원인데, 이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맥줏집에서 쓴셈"이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한 마디로 무식(無識)의 소치였다. "무식한 기자는 제발 기사 쓰지 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기사였다. 정의연이 곧바로 자료를 통해 해명한 대로 이는 "국세청 기준에 따라 지출항목별 대표지급처를 기재하며, 2018년 모금사업비 총액의 대표지급처를 ‘디오브루잉’으로 기재"한 것이며 3300만원은 140여곳에 지급된 지출총액이었다.

한국경제 기사가 제시한 국세청 홈페이지 '결산서류 공시'에는 '지급처명'에 대표지급처만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정의연은 한국경제 취재과정에 이에 대해 해명했으며 이 부분은 기사에 “3300만원에는 옥토버훼스트 외에 다른 곳에서 쓴 비용도 포함돼 있다”는 해명도 기재돼있다.

국세청 공시자료
국세청 공시자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정의연은 한국경제 보도 직후 "한국경제신문은 악의적 허위보도/왜곡보도를 중단하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상세한 내용과 함께 "한국경제신문 양길성/김남영/김보라 기자의 허위, 왜곡 보도를 즉각 정정보도할 것을 요구"하고 "정정보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의연은 법적조치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허위보도/왜곡보도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연 해명 불구 무조건 따라 쓴 무뇌 언론들

그런데 이런 설명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다수 언론이 한국경제의 보도를 줄줄이 따라 썼다.

▲정의연이 내놓은 `미심쩍은 장부`…세부내역 공개는 거부 매일경제
▲정의연 참 희한한 기부···3300만원 지출 사용처는 맥줏집 중앙일보
▲"비용 부풀렸나"…정의기억연대 행사비용 3300만원의 의혹 UPI뉴스
▲"술집서 하루 3300만원" 위안부 단체, 이상한 장부 조선일보
▲맥줏집에선 3300만원, 할머니들에겐 2300만원 쓴 정의연 중앙일보
▲정의기억연대, 맥줏집에서 3300만원 쓰고 "기부금" 월간조선 
▲맥줏집서 3300만원 쓴 정의연…그 해 피해자 지원은 2300만원 머니투데이
▲맥줏집선 3300만원, 위안부 지원엔 2300만원… 정의연 또 '도마' 머니S
▲이나영, '맥줏집 3,339만원 결제' 논란에 "시민단체 모르는 분들의 문제 제기... 서울경제
▲3300만원 술값 논란 정의연 "아름다운 선행의 밤이었다" 한국경제
▲할머니들에겐 '2천3백만원' 주고 술집서는 하루 '3천3백만원' 쓴 정의연의 이... 인사이트 
▲'엉터리 회계' 비판에도…정의연 "외부 감사 안 받는다" 한국경제
▲수시로 등장한 의문의 '999'···정의연 해명할수록 논란 커졌다 중앙일보

한국경제 기자들은 무식해서 정의연의 해명도 이해 못한 채 기사를 쓴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언론들은 그 내용을 충분히 알고서도 마구 기사를 써갈긴 것이다. '사실'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공격' 거리가 보이면 이성을 잃어버리는 한국 언론의 정신병증이 도진 것이다.

특히 정의연의 공시자료를 보면 11일 기자회견에서 제기됐던 소위 '99명', '999명' 표기의 남발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것이었다. 수혜자가 불특정 다수일 때는 이 방법 이외에는 국세청 신고 양식에 맞춰서 기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조선일보 5월 11일 보도
조선일보 5월 11일 보도

다행히 몇몇 언론은 정의연의 해명을 충실하게 보도했다.

▲정의연 "하룻밤에 술집서 3300만원 보도는 거짓말" 반박 뉴스1
▲정의연 '3300만원' 술값? 맥줏집이 밝힌 전말 노컷뉴스
▲조선일보 1면 '맥주값 3339만원'…정의연 "후원행사 모르는 보도" 고발뉴스
▲정의연 “3000만원 술판? 완전 허위…하루 아닌 한 해 사업비” 세계일보
▲정의연 '맥줏집 3300만원' 논란…"여러 지출 묶은것" 반박 뉴시스
▲시민단체 '불특정다수 대상 활동' 회계처리 정의연과 비슷 연합뉴스
▲정의연 "맥줏집 3000만원 지출은 허위보도...법적 조치" 매일일보

 

‘오류’에 불과한 회계 문제... ‘부실과 부정’으로 몰아간 언론들

정의연의 회계 공시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국세청에서 밝힌 대로 '오류' 혹은 '미비'에 불과했다. 마치 회계부실과 회계부정이 있는 것처럼 이렇게 난리를 펼 일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여론전의 차원에서는 이 '맥주집 3300만원'은 대단히 효과적인 트집잡기였다. 여론전에서는 트집잡기 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 마치 정의연이 맥주집에서 소중한 국민의 성금을 물 쓰듯 썼거나, 아니면 맥주집에 지출하는 척하고 다른 곳으로 빼돌린 것 같은 인상을 주기에는 너무나도 효과적이었다.

이는 정의연과 관련된 보도의 목적이 '사실 전달'이 아닌 '정의연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그들에게 사안의 실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정의연을 공격하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

오늘(13일)에 이르러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여전히 정의연 공격에 대한 불퇴전(不退轉)의 의지를 불태우면서 또 온갖 트집잡기에 나섰다. 오늘은 중앙일보가 더 희한한 것까지 끄집어내며 열을 올렸다. 그러나 다른 언론들은 그다지 따라가지 않는 모양새다.

▲[단독] 정의연이 썼다는 피해지원금 지출 1위는 '장례 지원' 중앙일보
▲정의연 기부금 장부서 사라진 2억4000만원···엉터리 회계 논란 중앙일보
▲[단독] "정대협·정의연 소식지 편집회사 대표는 윤미향 남편" 중앙일보
▲정대협 1년 지출 4억6000만원인데…"할머니에게 4억7000만원 줬다" 중앙일보
▲'안점순 할머니와 9999명' 볼수록 수상한 정의연 장부 조선일보
▲할머니 기억 문제삼는 정의연, 일본 극우와 묘하게 닮았다 조선일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이런 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 정의연 공격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억지에 억지에 또 억지만 부리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흔히 얘기하는 대로 '그들의 조국'을 괴롭히는 정의연이 그렇게 미웠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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