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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강욱 대표에게 전화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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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강욱 대표에게 전화한 까닭은?
  • 고일석
  • 승인 2020.05.14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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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 당원들에게 격려와 안부”... 이례적 배려
“권력기관 개혁 실행과 입법에 열린민주당 역할 중요”
민주당 국가과제, 열린민주당 개혁과제 역할 분담
민주당-열린민주당의 관계 설정 가속화될 듯

“열린민주당 당원들에게 격려와 안부”... 이례적 배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에게 취임 축하인사차 전화를 건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 축하 전화를 해왔고, 이 중 2017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18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취임 때는 그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야당 대표 취임 축하 전화의 내용이 대부분 의례적이거나 덕담 수준이었던 데 반해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의 통화에서는 매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내용을 언급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우선 “총선 과정에서 동고동락한 열린민주당 후보와 당원들에게 격려와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며 “서로 위하면서 협력하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고 언급한 것은 다른 정당 대표들에 대한 축하 전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이 후보와 당원에 대한 격려와 안부 인사를 전한 것은 총선 기간 내내 모진 시달림을 당해야 했던 열린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큰 위안과 위로가 됐고, 특히 “동고동락”, “서로 위하면서 협력하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고 언급한 것은 열린민주당 당원과 지지자에 대한 대통령의 더욱 세심한 배려를 표시한 것이다.

최강욱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에 대해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씀을 변함없이 지키고 실천하시는 대통령의 큰 정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권력기관 개혁 실행과 입법에 열린민주당 역할 중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권력기관 개혁 문제에 대한 열린민주당의 역할”을 당부한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 대표와의 통화에서 “정책은 우선 순위가 있을 수 있으나,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실질적 구현과 남아있는 입법과제의 완수를 함께 이루어야 할 과제다.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강욱 대표는 14일 MBC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먼저 열린민주당의 정책에 대해 물었고, 이에 대해 “저희가 12개 공약이 있었고 검찰개혁이나 언론개혁 말씀 많이 드리고 있다는 것과 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책에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저희는 조금 더 전문적으로 표방한 개혁분야에 대한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설명한 것에 대한 견해를 말씀하신 것”으로 설명했다.

또한 “권력기관 개혁은 법이 이미 통과돼 있고 계속 얘기해왔던 것이라서 국회에서 하여튼 잘 논의되길 바란다 그런 말씀”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의 언급이 지나치게 과대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최강욱 대표의 겸양의 표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의 우선 순위”를 지적하면서도,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 “통과된 법안의 실질적 구현과 남아있는 입법과제의 완수를 함께 이루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며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인 것은, 21대 국회에서의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일종의 역할 분담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4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난 극복”이라며 “코로나 국난과 경제위기, 일자리 비상사태 타개가 엄중한 상황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4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난 극복”이라며 “코로나 국난과 경제위기, 일자리 비상사태 타개가 엄중한 상황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민주당 국가과제', '열린민주당 개혁과제' 역할 분담

문 대통령은 최강욱 대표가 미리 얘기한 대로 ”민주당이 코로라19 이후의 경제와 국가 과제 추진에 대한 책임있는 정책 추진에 집중하는 것”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앞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권력기관 개혁 문제의 실천과 입법 과제의 완수도 “함께 이루어야 할 과제”로 강조해 열린민주당의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이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총선 직후인 4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이나 검찰총장 거취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난 극복”이라며 “코로나 국난과 경제위기, 일자리 비상사태 타개가 엄중한 상황이다. 우리 당은 이런 상황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은 이와 같이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코로나19 이후의 거대 담론과 경제 회복 정책의 추진에 집중하고, 검찰 등의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서는 열린민주당이 역할을 맡아 동시에 추진하는 역할 분담을 요청한 것이다.

 

민주당-열린민주당의 관계 설정 가속화될 듯

문 대통령의 축하전화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전략 차원에서의 선긋기 차원의 거리두기를 선거 이후에도 지속하고 있다. 이를 굳이 열린민주당에 대한 배척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으나 새로운 관계 설정에 미온적인 것은 사실이다.

현재는 더불어시민당의 통합 문제와 원 구성을 포함한 21대 국회 전략과 당 체제 정비에 주력해야 상황으로 열린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을 서두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만, 원 구성 협상이 진행되고 21대 국회 전략이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정책 및 개혁 의제의 역할 분담 등의 관계 설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여당이면서도 사회적 권력구도에서는 언제나 야당의 입장을 떠나기 어려운 특수성에 비추어, 민주당은 국가 과제와 관련된 거대 담론과 정책에 집중하고, 공격적인 개혁 과제는 열린민주당이 주도하는 것은 민주당의 운신을 가볍게 해주는 구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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