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5-25 22:53 (월)
檢, '강사휴게실PC 표창장 파일' 구체 정보 아직 제시 못해
상태바
檢, '강사휴게실PC 표창장 파일' 구체 정보 아직 제시 못해
  • 고일석
  • 승인 2020.05.22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판부,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 추가 의견서 요구
‘추정’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검찰의 공소사실
검찰은 핵심증거의 구체 정보를 확보하고 있나?
기소 이후 8개월 동안 ‘핵심 증거’ 제시 못해
윤석열 검찰총장/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뉴스1

재판부,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 추가 의견서 요구

정경심 교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는 4월 8일 공판과 5월 7일 공판에서 표창장 발급 경위와 ‘총장님 직인’ 파일이 왜 강사휴게실PC에서 발견됐는지의 경위에 대한 의견서를 피고인 측에 요구했다.

언론은 이 부분만 강조하고 있지만 재판부는 검찰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의 의견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검찰에 대해서는 강사휴게실PC에서 발견된 ‘총장님 직인’ 파일을 이용해 표창장이 만들어진 과정과 관련 파일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즉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 양측에 추가적인 석명(釋明)을 요구하고 있다. 피고 측에는 검찰 주장에 대한 반론에 해당하는 정황과 경위를 요구하고 있고, 검찰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한 사실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입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표창장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증거인 ‘총장님 직인’ 파일에 대해 검찰이 아직 구체적인 활용 과정과 경위, 그리고 파일 속성정보 등의 세부 정보들을 아직 재판부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정’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검찰의 공소사실

검찰의 주장은 현재 “정경심 교수가 사용하던 PC에서 표창장(혹은 상장)의 하단부를 오려낸 이미지 파일이 있는 것을 보아 이것을 이용해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추정’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휴게실PC에서 발견된 ‘총장님 직인’ 파일이 검찰 주장대로 위조에 활용됐다면 이 파일은 검찰이 주장하는 위조 시점인 2013년 6월 16일 직전에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활용해 만들었다는 완성본 파일의 출력기록도 남아 있어야 한다. 이런 정보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위조’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검찰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로서의 가치는 가질 수 있다.

더욱이 검찰은 5월 14일 조 양의 외고 동기생들의 심문 과정에서는 인턴증명서와 관련해 어느 시간에 작성했고, 이메일로 특정 정보를 받은 후 몇 분 뒤에 출력하고, 몇 분 뒤에 저장했다는 등의 파일 생성정보와 입출력 정보를 심문에 활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유독 핵심 증거인 강사휴게실PC 관련 파일들에 대해서는 속성 정보와 입출력 정보에 대한 언급을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하고도 재판 전략 상 이의 공개와 제시를 늦추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재판부의 수차례에 걸친 의견서 제출 요구에도 구체적인 정보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재판 전략의 차원으로 볼 수 없다.

더구나 정경심 교수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21일 재판이 있은 후 기자들에게 “동양대PC는 검찰이 추가 전문가 감정을 의뢰하고 추후에 전문가 증인을 부르겠다고 말했다"며 "그때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이라고 밝혀, 검찰이 동양대PC(강사휴게실PC)에서 발견된 파일들에 대해 아직 공판 증거로 제시할 만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법정 향하고 있는 정경심 교수/뉴스1
법정 향하고 있는 정경심 교수/뉴스1

검찰은 핵심증거의 구체 정보를 확보하고 있나?

그러나 해당 파일의 구체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다’거나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별한 가공이 없었다면 검찰이 핵심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파일들은 모두 생성, 사용, 입력, 출력 등의 정보들이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더구나 강사휴게실PC는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던 것이라서 누가 이 사건과 관련해 손을 댈 여지도 없었다.

그런데도 검찰이 공판에서 제시하지도 않고, 재판부의 석명 요구에도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해당 파일의 속성 정보가 검찰 주장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거나, 더 나아가 검찰 주장을 부정하고 있을 가능성을 얘기해주고 있다.

즉 해당 파일들의 생성과 입출력이 기록된 시점이 표창장이 발급된 2012년과 2013년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위조 행위’와의 관련성이 떨어지거나, 더 나아가 그 이후에 생성되어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파일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기소 이후 8개월 동안 ‘핵심 증거’ 제시 못하고 있는 검찰

검찰의 이러한 불분명한 자세에 대해 재판부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21일 재판에서 재판장은 검찰에 대해 “왜 관련 증거를 한 번에 내놓지 않고 찔끔찔끔 내놓고 있느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 병합 등의 이유를 대고 있으나 재판장은 “증거를 한 번에 내놓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에 차질을 주고 있다”는 변호인단의 불만에 대해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은 재판 초기 강사휴게실PC에서 발견된 파일 중 ‘위조 표창장의 원본’ 라고 주장하는 ‘아들 상장’의 이미지를 PPT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가장 핵심 증거인 ‘총장님 직인’ 파일을 비롯한 다른 관련 파일들과 이들의 세부 정보들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추가 감정’까지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표창장에 관한 한 현재까지 검찰이 제시하고 있는 증거는 모두 정황 증거들 뿐이다. 그것도 ‘위조 행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최성해의 “나는 결재한 적 없다”거나 인사팀장의 “나는 모른다” 정도의 지극히 피상적인 것들뿐이다.

검찰이 앞으로 표창장과 관련되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검찰이 지난 해 9월 6일 정경심 교수를 기소한 지 8개월을 넘어 9개월이 가까워지는 동안, 그렇게 자신만만해 하던 ‘증거’를 아직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