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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으로 ‘조국 사태 패배’ 만회하려는 檢·言 복합체의 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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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으로 ‘조국 사태 패배’ 만회하려는 檢·言 복합체의 망동
  • 고일석
  • 승인 2020.05.22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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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과시하고 확인하려는 권력의 속성
‘조국 사태’의 대반란극을 재현하려는 검찰과 언론
정의연의 자체 검증 기회를 봉쇄한 전격적 압수수색
검찰·언론개혁 의지를 더욱 불태우게 될 검언의 망동

힘을 과시하고 확인하려는 권력의 속성

권력은 언제나 제한적으로, 그리고 섬세하게 행사되어야 한다. 힘이 있다고 해서, 권력과 권한이 주어져 있다고 해서 그 힘을 함부로 행사해서는 안 된다. 특히 그 권력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잘못된 권력의 행사가 초래할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더 한층 조심스럽고 제한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허용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을 함부로 행사한다면 이는 그저 ‘힘 가진 양아치’에 불과하다. 그러나 힘을 가진 자들은 늘 그 힘을 과시하고, 확인받고 싶어 한다.

힘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끊임없이 과시하고 확인하려고 드는 가장 대표적인 존재가 검찰과 언론이다. 검찰에 주어져 있는 권력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언론에 주어진 힘은 올바른 공론을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다.

모두 ‘정의(正義)’를 위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과 언론은 그들의 힘을 ‘정의’를 위해 쓰지 않는다. 오로지 그들이 가진 힘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하고, 더 큰 힘을 얻기 위해 권력을 활용한다. 그래서 그들은 수시로 그들의 힘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그 크기를 확인받고 싶어 한다.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2020.5.21/뉴스1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2020.5.21/뉴스1

‘조국 사태’의 대반란극을 재현하려는 검찰과 언론

‘조국 사태’는 검찰과 언론이 합작하여 벌인 대 반란극이었다. 그 반란극에서 검찰과 언론은 승리하지 못했다. 언론은 그들이 가진 총체적인 전력을 모두 퍼부었는데도 여론을 압도적으로 누르지 못했고, 검찰은 말 그대로 먼지털이식으로 수사하고, 만물상 식으로 기소를 해놓고 그들이 제기한 혐의를 변변히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그들의 반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패배했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으로는 이미 그들은 패배했다.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후원금으로 할머니들에게 해준 게 없다”는 말이 나오자 언론은 벌떼같이 달려들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그들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곧바로 온 것이다.

그들에게 ‘올바른 사실과 정보’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오로지 정의연과 윤미향을 공격하고 헐뜯을 수 있는 것이라면 없는 것도 만들어 부풀렸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는 해명은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즉각적인 답변과 해명이 없다는 핑계로 확실하지도 않은 사실을 마구 내뱉었으며, 심지어 충분히 해명된 사실도 이를 무시한 채 반복해서 증폭시켰다.

회계 공시의 문제가 제기되자 국세청은 재공시를 요청했고, 정의연은 행정부의 조사와 함께 공정한 회계법인의 회계감사를 자청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뛰어들었다.

검찰이 21일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물품을 들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5.21/뉴스1
검찰이 21일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물품을 들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5.21/뉴스1

정의연의 자체 검증 기회를 봉쇄한 전격적 압수수색

5월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까지 12시간이나 진행된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행자부 조사와 회계법인에 의한 감사 등 정의연이 계획하고 있던 자체적인 검증 기회를 봉쇄한 것이다.

검찰의 정의연 압수수색은 어느 면을 보더라도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었다. 수사는 ‘혐의’를 가지고 시작되어야 한다. '혐의'에는 실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조국 전 장관의 경우에서도 그랬듯이, 정의연에 대해서도 검찰은 누군가가 제기한 의심과 의혹 만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정의연에 대해 제기된 소위 ‘의혹’ 중에 드러난 사실은 국세청 공시를 통해 드러난 ‘오류’ 뿐이었으며, 그 역시 공시 양식의 한계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다. 이미 그 문제가 지적되어 국세청은 올해부터 공시 양식과 규정을 개정해놓은 상황이었다.

‘배임’ 의혹이 제기된 안성 힐링센터(쉼터)의 경우는 단순히 매입가보다 매도가가 낮았다는 것 외에 ‘사실’로서 인정될 만한 그 어떤 근거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식이라면 회계 장부의 단순한 오류나, 거래 상의 단순한 손실 만을 들어 어떤 기업이나 단체, 개인을 고발하고, 검찰은 그 고발을 근거로 곧바로 수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이는 “거동이 수상하다”는 이유로 아무나 잡아넣고 수사를 벌이던 군사정권 시절의 악행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 개시는 2016년부터 딸의 입시비리,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비리 등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되고, 그 중 성신여대 입시비리는 학교 측에서 그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수사를 촉구하는데도 이를 고발한 시민단체에 대한 고발인 조사만 진행한 채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는 시작도 하지 않는 나경원의 경우와도 너무나 비교된다.

또한 윤석열 장모의 경우 범죄 혐의가 관련 사건의 판결문에 명시되어 있는데도 단지 “고발이 없다”는 이유로 모른 척하다가 나경원 입시비리와 마찬가지로 뉴스타파의 보도가 본격화되자 차 떼고 포 떼고 쭉정이 혐의만을 골라 겨우 기소했다.

검찰이 21일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물품을 들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5.21/뉴스1
검찰이 21일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물품을 들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5.21/뉴스1

검찰개혁·언론개혁 의지를 더욱 불태우게 될 검언의 망동

검찰이 할 일이 없고 심심해서 정의연에 대해 전광석화와도 같이 수사에 들어간 것은 아닐 것이므로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부금품법 위반, 횡령, 배임 등 온갖 혐의에 혐의를 붙여 결국 기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의연과 윤미향 전 대표에 대한 언론의 공격과 검찰의 수사는, 조국 사태의 패배를 만회하려는 검언(檢言) 복합체의 또 다른 무력시위다. 그들의 의지에 따라 누구라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힘이 그들에게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과시하고 확인하려는 것이다.

만약 수사 결과 정의연과 정미향 전 대표가 책임져야 할 사실이 밝혀진다면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지금에 이른 과정만 놓고 보더라도, 조국 사태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온 국민에게 각인시켰듯이, 정의연과 윤미향에 대한 공격과 수사 또한 “이런 검찰과 언론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개혁의 필요성과 의지를 더더욱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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