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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씨, “한명숙 수사검사가 ‘아들 수사하겠다’ 협박...위증 모의 협조”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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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씨, “한명숙 수사검사가 ‘아들 수사하겠다’ 협박...위증 모의 협조” [뉴스타파]
  • 고일석
  • 승인 2020.05.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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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25일 죄수와 검사 II 한명숙 ⑤ 검찰의 ‘삼인성호’ 작전 편을 방송하고, 한만호 씨의 동료 죄수들이 한명숙 전 총리 재판에서 한만호씨의 양심 증언의 탄핵하기 위해 검찰의 주도로 거짓 증언을 모의하고 이를 위해 ‘집체교육’이라고 부르는 말맞추기 연습을 치열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앞서 지난 20일 방송한 ④편에서 마약범 최 모씨와 사기범 김 모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서울 구치감에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는 뇌물 준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며 의논을 했다거나(김 모씨), 그리고 역시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 총리에게 9억 원을 줬다는 보도가 나와서 물어보니 ‘내가 준 것을 줬다고 하지 안 준 것을 줬다고 하겠느냐”라고 말했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김 모씨와 최 모씨 둘 다 진술에서 “H씨가 가장 잘 안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정작 H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H씨를 면회와 서신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25일 방송했다.

H씨는 한만호 씨와 교도소 내에서의 대화를 통해 “허위의 피의사실이 공표되고 있으니, 제(H씨)가 아는 검사에게 위의 사실을 이야기 후 (한명숙)수사팀에게 전달해 달라고, 자기는 검찰이 무섭다고, 추가 건으로 압박당하고 있다고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H씨는 한만호 씨의 모든 진위를 파악하려고 애쓴 후 선거가 끝난 다음에 자신을 담당하던 전 모 검사에게 그 말을 전했고, 전 모 검사는 “그게 사실이라면 큰 문제라면서 부부장 검사인 홍 모 검사에게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여 홍 검사 방에서 위의 사실을 모두 말했다.

죄수H가 한만호의 주장을 검찰에 전달한 이후, 검찰은 죄수H의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료 죄수였던 김 씨가 “검찰에 협조하라”며 죄수H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죄수 김 씨는 몇 달 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서게 될 바로 그 죄수였다. 동시에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는 H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H씨가 출정도 거부하고 증언 협조도 거부하자 열아홉 살 된 아들과 조카를 별건으로 조사하겠다고 위협했다. H씨는 뉴스타파에 보낸 편지에서 “결국 어린 아들을 볼모로 잡고서 이런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이고 부정의한, 양아치 짓을 하는 것을 보고서 출정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씨는 “일단은 너네가 갑이지만, 차후에는 내가 갑이 돼야겠다, 해서 그 부분 때문에 제가 이 악물고 또 얘네들이 도대체 뭐라고 하는지를 (보자)” 하는 마음으로 검사들의 조작에 협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H씨는 검찰의 지휘 아래 상습 사기범 김 씨, 마약 사범 최 씨, 그리고 검찰에 한만호의 진실을 전달한 죄수H가 한만호의 법정 진술을 탄핵하는 것, 즉 한만호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한 팀이 된 것이다.

죄수H는 검찰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H와 김 씨, 최 씨는 때로는 2명씩 짝을 지어, 때로는 3명이 모두 함께 검찰청 특수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죄수H는 당시 검찰 조사를 ‘집체 교육’이라고 표현했다.

집체 교육은 검찰이 PC로 작성한 진술서를 이 3인에게 손으로 베끼게 해 자필 진술서를 만든뒤, 이 진술서를 가지고 반복 연습을 하다가 말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진술서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지어 영상녹화실에서도 이들의 진술을 녹화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는 세 명의 죄수가 검찰 특수부, 전 모 검사, 홍 모 검사실에 출정한 기록을 모두 확인해 H씨의 설명과 전언이 출정 기록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H씨는 그 사실들의 근거를 남기기 위해 조카를 시켜 검사실로 외식을 배달하게 했는데, 이에 대한 검찰 출입기록과 카드 사용내역을 통해 그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H씨는 결정적인 순간에 법정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의 출정 요구에도 불응했다. 검찰의 계획은 한만호 씨를 가장 잘 아는 인물로 H씨를 정해놓고, 김 모씨와 최 모씨의 증언을 통해 H씨로 하여금 가장 중요한 증언을 하게 한다는 것이었으나, 정작 그 순간의 검찰의 요구를 거부했다.

H씨는 자신의 법정 증인 다가오자 김 모씨와 최 모씨에게 “이번에 증인으로 나가면 검사들이 다 조작해서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양심선언 할 것”이라고 전하게 한 뒤 검찰 출석을 거부해버렸다. H씨가 얘기한 “일단은 너네가 갑이지만, 차후에는 내가 갑이 돼야겠다”고 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 검찰이 아들을 이용해 협박했을 때는 검찰이 ‘갑’이었지만, 이제 검찰의 기획을 폭로하겠다고 하면서 본인이 ‘갑’이 됐다는 뜻이다.

한명숙 총리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한만호 씨로 하여금 증언을 조작하게 하고, 한만호 씨가 법정에서 양심선언을 하자 한 씨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위해 동료 죄수들을 동원해 또 다른 위증 시나리오를 꾸미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검찰의 조작극. 이를 법정에서 양심선언하겠다는 H씨의 다짐은 9년이 지나 뉴스타파의 취재를 통해 이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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