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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직원 연봉, 경실련보다 3,179만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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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직원 연봉, 경실련보다 3,179만원 많아
  • 고일석
  • 승인 2020.05.26 19: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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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문화일보 보도

 

문화일보가 지난 19일 「정의연 직원 연봉, 경실련보다 800만원 많아」라는 기사를 냈다. 정의연의 상근 직원(활동가)들이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는 조롱일 것이다.

이 기사에서 제시한 표에 따르면 서울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평균임금이 2,310만원인데 정의연은 3,147만원으로 837만원이 많고, 참여연대의 2,759만원에 비하면 388만원이 많다. 이에 대해 기사는 “시민단체 중 규모가 큰 참여연대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서울)의 평균 연봉보다 400만∼800만 원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쓰고 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봤다. 문화일보가 근거자료로 제시한 기업정보업체 크레딧잡에서 세 시민단체의 연봉을 확인했다. 그런데 숫자가 조금 다르다. 26일 크레딧잡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정의연 2,837만원, 참여연대 2,759만원, 서울경실련 2,456만원으로 정의연은 참여연대보다는 78만원 많고, 서울경실련보다는 381만원 많다.

 

자료 : 크레딧잡(https://kreditjob.com)
자료 : 크레딧잡(https://kreditjob.com)

 

아무리 문화일보이지만 일부러 정보를 왜곡하거나 조작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 아마도 같은 크레딧잡이라도 검색하는 날짜에 따라 연봉 정보가 달라질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표적인 세 시민단체 중에 어디가 어디보다 얼마나 더 받나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기사를 쓴 기자가 시민단체의 연봉을 살펴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궁금하다. “생각보다 많이 받네”라고 생각했을까, “이거 받고 어떻게 사나”라고 생각했을까?

세 시민단체의 연봉을 월급, 즉 월평균지급액으로 살펴보면 (문화일보가 그렇게 많이 받는다고 강조하는) 정의연은 236만원, 참여연대는 230만원, 경실련은 205만원이다. 이 급여가 세전인지 세후인지, 보험료와 연금을 공제한 금액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세전에 공제 이전 금액이라면 이 단체 직원들의 실수령액은 월 200만원이 채 안 된다.

문화일보는 이 정도 급여를 가지고 누가 누구보다 800만원을 더 받네, 400만원을 더 받네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월급을 받아본 지가 하도 오래 되어 이에 대한 감각이 없다. 그러나 2018년 기준 임금근로자의 중앙값, 즉 ‘중위소득’은 2018년 기준으로 300만원이다. 월 200만원이면 중위소득의 3분의 2 수준이다.

이 기사는 정의연 관계자들이 11일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전 이사장의 임금을 묻는 질문에 “밤낮없이 국내외로 뛴 (고생을) 돈으로 따질 수 없는데도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받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시비를 걸었다.

2020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으로 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79만 5310원이다. 평균 연봉을 보면 세 시민단체 모두 말 그대로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받고 있다.

외국의 NGO들은 연봉 수준이 어떻게 될까? 국제 급여비교 사이트인 SimplyHired에서 살펴본 자료는 평균 연봉이 74,920달러로 9천만 원 조금 넘는다. 정의연 연봉을 달러로 환산하면 23,000달러 정도다.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자료 : SimplyHired.com
자료 : SimplyHired.com

 

SimplyHired 자료에서 Bottom 10%의 연봉 수준이 36,054달러이므로 세계 NGO 중에서 대략 Boottom 5%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세계 10대 경제강국에서 이래도 되는 것인가?

이 기사는 기본적으로 “시민단체 직원(활동가)는 임금을 적게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임금을 적게 받아 마땅한 일”이라는 것은 없다. 시민단체가 수행하고 있는 공적인 역할을 생각하면 “그건 니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시민단체 운동가들은 당연히 용돈 푼이나 받아가면서 죽어라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의연만 해도 우리 역사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전시 성폭력에 대한 세계적인 주의를 환기시켜 다시는 그런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은 너나없이 우리 모두가 골고루 나눠서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누구는 관심이 없고, 누구는 바빠서 못하는 일을 정의연의 활동가들이 대신 해주고 있는 것 아닌가.

 

자료 : 크레딧잡(https://kreditjob.com)

 

갑자기 궁금해져서 문화일보의 연봉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같은 크레딧잡의 자료는 5,635만원이다. 그 업계의 연봉 수준을 생각하면 참 안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기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서울경실련에 비하면 2.3배나 많고 액수로 따지면 3,179만원이나 더 받는다.

문화일보 직원들은 경실련보다 뭘 얼마나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길래 연봉을 2.3배에 3,179만원이나 더 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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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 2020-05-27 18:54:57
역시!
타골기사 속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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