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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어느 날, ‘강사휴게실PC’는 어디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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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어느 날, ‘강사휴게실PC’는 어디에 있었나
  • 고일석
  • 승인 2020.05.28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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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자택" vs 변호인 "동양대"...포렌식 기록은 2014년 이후 자택에
검찰, 2013년 6월 해당 PC가 자택에 있었다는 증거 제시 못해
재판부, 포렌식 수사관 증인 소환, 관련 증언 청취 예정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5.28/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5.28/뉴스1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2013년 6월 어느 날 자택에서 아들 상장의 하단부를 캡쳐프로그램으로 오려내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작업이 이루어진 PC는 강사휴게실에서 발견된 ‘강사휴게실PC’다.

그런데 지난 1월 23일 첫 공판에서 정경심 교수 변호인은 “검찰이 주장하는 날짜에 해당 PC는 동양대에 있었고, 정경심 교수는 서울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맞다면 완벽한 부재증명(不在證明), 즉 알리바이가 성립된다. 그런데 그 이후에 이에 대한 검찰의 변변한 반박이 없었다.

핵심은 검찰이 주장하는 ‘범행’ 당일, ‘강사휴게실PC’가 어디에 있었는가이다. 동양대에 있었나, 정경심 교수 자택에 있었나. 검찰의 주장이 맞다면 2013년 6월 어느 날을 전후해 해당 PC는 서울 자택에 있어야 한다.

변호인단은 2012년 지인에게 받은 해당 PC를 동양대에서 다른 직원들과 쓰다가 2014년 자택으로 옮겨서 사용하고, 2016년 12월 강사휴게실에 갖다놓은 뒤 방치되고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2013년 6월 어느 날을 전후한 시기에 해당 PC는 동양대에 있었다는 것.

여기에 더해 변호인단은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자택에서 사용한 시점을 ‘2014년 4월 이후’로 특정했다. 그 근거는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4월 이후에야 집에서 PC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는 것이다.

즉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기록은 해당 PC의 사용 장소가 “2012년~2014년은 동양대, 2014년~2016년은 자택, 2016년 12월 이후는 동양대”라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주장이 맞다면 “2013년 6월 어느 날 자택에서”라는 검찰의 핵심적인 주장은 무력화된다.

검찰이 “2013년 6월 어느 날 자택에서”라는 시점과 장소를 증명하려면 그 시점을 전후해 자택에서 사용된 기록이나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변호인 측이 2014년 4월 이전에 해당 PC가 동양대에서 사용된 기록을 제시할 수 있으면 더 확실한 입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에 따르면 자택이든 동양대든 2014년 이전에 해당 PC가 사용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기록은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3년 6월 어느 날 자택에서”라는 공소사실, 즉 "강사휴게실PC가 2013년 6월에 자택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책임은 검찰에 있다. 현재로서는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를 작성한 검찰 수사관을 증인으로 불렀다. 이 수사관이 “해당 PC가 2013년 6월 어느 날 자택에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만약 그런 근거가 있었다면 굳이 재판부가 수사관을 증인으로 소환하기 전에 검찰이 문서로 이미 제시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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