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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 16차공판②] 재판부 “실소유주 논란 중요치 않아"...맥 빠진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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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 16차공판②] 재판부 “실소유주 논란 중요치 않아"...맥 빠진 검찰
  • 박지훈
  • 승인 2020.06.05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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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검·변 양측에 실소유주 관련 의견 요구
변호인단, 익성 실소유설 주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6.4/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6.4/뉴스1

“실소유주 여부, 재판부 판단 사항과 관련 없어”

이날 정 교수 재판부는 소위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서증조사 마무리 이후 향후 논쟁의 핵심이 될 두가지 문제에 대해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하나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범동이냐 익성이냐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정교수가 조범동에게 보낸 돈이 코링크PE에 대한 투자금이냐 대여금이냐 하는 것이다.

먼저 실소유주 문제에 대해, 재판부는 선제적으로 먼저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최근 조범동씨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면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씨인지 익성인지를 두고 서로 자기의 소유가 아니라며 다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재판부가 판단할 사항과 관련이 없다".

원론적으로 이는 매우 당연한 명제다. 이 공판은 정경심 교수에 대한 공판이고, 검찰은 지난해에 언론들을 부추겨 퍼뜨렸던 '정경심 코링크 실소유주설'을 사실상 철회한 상태다. 수사 중에 익성의 코링크 실소유 정황이 크게 드러났고, 그 익성의 존재로 인해 정교수 실소유설을 주장조차 하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언론들도 검찰을 따라서 슬그머니 그 관련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공소장에서 명시적으로 정경심 실소유설을 철회한 상태도 아니다. 공소장의 맥락에는 이 관련으로 모호하게 표현된 부분들이 많아서, 검찰이 부분적으로 '정경심 실소유'를 전제로 주장을 펼칠 여지가 없지 않다.

 

실소유주 여부는 조범동 재판의 문제

검찰이 익성의 대표이사 회장 이봉직을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링크 실소유 관련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는 유일한 당사자는 조범동이다. 그런데 조범동은 별도 공판을 받고 있고 선고만 남겨둔 상황이다. 즉 사실상 코링크 실소유주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조범동 재판부의 소병석 판사에게 달린 것이다.

그럼에도 이 코링크 실소유주가 누구냐의 문제는, 정경심 재판부의 심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범동에 대한 선고공판은 6월 30일로 예정되어 있다.

다시 말해, 정경심 재판부로서는 스스로 사법적 판단을 내릴 수도 없는데, 그럼에도 한 달 가까이 남은 조범동에 대한 판결문은 검찰이든 변호인이든 유리해진 쪽에서 증거물로 제출하려 할 것이다. 즉 정경심 재판부로선 이 실소유주 문제가 향후 심리를 해나가는 데 있어 '리스크'가 된 셈이다. 앞선 재판부의 선언은, 이런 리스크의 해소 방안으로 재판부가 고민해온 결과로 보인다.

 

재판부, 검·변 양측에 실소유주 관련 의견 요구

그럼에도 이 실소유주 문제는 정교수 재판에서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쟁점이다. 그래서 재판부는 앞서 '당 재판부의 판단 사항이 아니다'라고 규정해놓고도, 일견 정반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주문을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 내놓았다.

그것은, 익성과 관련된 조범동의 주장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조씨 주장과 우리 사건 공소사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의견서를 제출해달라."

양측이 제출할 의견서의 내용을 토대로, 조범동 재판부의 판단(선고)과의 관계나 입장 등을 정하는 것은 물론, 향후 공판들에서 심리를 해나갈 방향을 설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범동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을 하든, 그것이 정 교수 재판부에 영향을 미칠 것 자체는 분명하지만, 오히려 치열한 법리 다툼은 조범동 재판보다 정 교수 재판에서 더 많이 벌어질 것이 분명한만큼, 정 교수 재판부가 조범동 재판부의 판단과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 하나. 조범동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반드시 코링크의 실소유주를 명시적으로 판단한다는 보장이 없다. 애초에 검찰이 기소한 공소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범동 공소장에는 조범동이 코링크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주장은 있어도 실제로 소유했다는 주장이 빠져있다. 따라서 해당 재판장인 소병석 판사가 이 판단에 부담을 느낀다면, 코링크 실소유자에 대한 판단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변호인단, 익성 실소유설 주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

한편, 재판부의 의도와는 별개로, 정경심 교수 공판에서 재판부가 양측에 요청한 의견서는 변호인으로서는 익성 실소유설에 대한 주장을 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 재판부의 의제 설정이 없었더라면, 검찰이 '코링크 실소유주 조범동'을 전제한 주장을 내놓을 때마다 재판의 주요 의제가 아닌 익성을 비공식적으로 거론해야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로서도 매우 번거롭게 되고, 변호인들로서는 외형상 무리한 주장을 계속 반복하는 것으로 오인될 여지도 상당하다.

물론 상대적으로 검찰에게는 불리해진 상황이다. 검찰로서는 법정에서 별다른 의문 없이 조범동을 코링크의 실소유주라고 전제하고 이후 판단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지만, 재판부의 이번 의견서 제출 요청으로 인해, 범위가 제한되기는 하겠지만 '익성'이 공식적으로 쟁점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러모로, 재판부의 이런 '재판관할 선언' 및 '조범동 주장 의견서 요구'는 매우 훌륭한 조치라고 본다. 전자는 원론적으로 옳고, 후자는 실리적으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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