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7-08 12:57 (수)
[조국 전 장관 2차공판①] 검찰 특권의식에 찌든 미꾸라지들의 난동
상태바
[조국 전 장관 2차공판①] 검찰 특권의식에 찌든 미꾸라지들의 난동
  • 고일석
  • 승인 2020.06.06 1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규정이고 뭐고 없는 ‘그들만의 특권의식’
감찰반 권한을 ‘제한’한 청와대 직제 규정
특권 의식 노골적으로 드러낸 검찰 측 증인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6.5/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6.5/뉴스1

 

규정이고 뭐고 없는 ‘그들만의 특권의식’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소위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은 검찰수사관 출신 전 감찰반 행정요원 김태우의 ‘폭로’로부터 비롯됐다. 김태우와 지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두한 이인걸 반장, 그리고 어제(5일) 2차 공판에 출석한 행정요원 이옥현, 그리고 이 사건에 임하는 검찰의 자세를 보면 확연하게 관찰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규정이고 뭐고 없는 ‘그들만의 특권의식’이다.

청와대 감찰반의 존립 근거는 「대통령 비서실 직제」 제7조 2항이다. 이 조항은 감찰반의 감찰업무를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내용에 대해 조국 전 장관은 재판 출석에 앞서 밝힌 입장문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혔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대통령 비서실 소속 특별감찰반은 검찰도, 경찰도 아닙니다. 체포 압수 수색 등 강제수사에 관한 권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감찰반이 확인할 수 있는 비위혐의와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비위혐의는 애초부터 중대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감찰반은 감찰 대상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감찰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감찰 반원의 의사나 의욕, 희망이 무엇이든 간에, 감찰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감찰은 불허됩니다.

셋째,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의 개시, 진행, 종결은 민정수석의 권한입니다.

 

감찰반 권한을 ‘제한’한 청와대 직제 규정

이 직제 규정을 만들어 청와대 감찰반(최초 명칭은 ‘특별감찰반(특감반)’)을 신설한 사람은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에 없던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었다.

과거 ‘사직동팀’, ‘별관팀’ 등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감찰반의 권한남용을 방지하고 국민의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특별감찰반의 감찰대상과 업무범위를 대통령령에 아예 규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문재인 수석은 "감찰대상에 대한 비리첩보 수집과 사실관계 확인조사 등 감찰업무만을 담당할 특별감찰반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입수된 비리첩보에 대한 조사 역시 계좌추적, 소환조사 등 강제조사가 어려운 만큼 수사 전 단계까지의 임의조사로 한정하되 필요한 경우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국 전 장관이 입장문에서 밝힌 ‘감찰반 활동의 범위와 한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현재 청와대 직제에 규정된 감찰반의 역할과 권한은 ‘축소’되고 ‘제한’됐다. 즉 청와대 직제의 규정은 감찰반 업무의 ‘한계’를 규정한 것이지,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검찰수사관 습성을 버리지 못한 ‘비서실 행정요원’

그러나 김태우의 행위와 이인걸·이옥현의 증언을 보면 감찰반이 민정수석의 지휘 범위의 밖에 있는 별도의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 것으로 오인해, 감찰반 업무를 마치 검사나 검찰수사관의 업무와 다르지 않게 이해하고 행동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태우는 개인의 ‘일탈’ 행위로 인해 원대 복귀되는 등 조치를 받았지만, ‘비서실 소속 행정요원’임에도 여전히 검찰수사관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검찰 출신 감찰반 요원들이 지닌 문제적 행태의 총화와도 같았다.

이러한 검찰 출신 감찰반원들의 행태는 민정수석실 내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돼왔으며, 조국 당시 민정수석도 ‘절제된 감찰권 행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에 대한 불만이 김태우 폭로로 이어진 것이다.

이인걸은 지난 8일 1차 공판에서 감찰 후 조치가 민정수석의 재량과 권한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조치 의견에 감찰반장으로서 자신의 ‘의견’이 들어간다는 등, 자신이 의사결정 계통에 있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20.6.5/뉴스1

 

특권 의식 노골적으로 드러낸 검찰 측 증인들

5일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옥현의 경우는 그런 특권의식의 노출이 특히 노골적이었다. 이옥현 전 특감반원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첩보를 가장 먼저 수집해 청와대 감찰반에 보고한 인물이다.

이옥현은 “항공권의 경우 유 전 부시장이 항공권을 예매할 때 연락을 나누던 대한항공 직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쪽을 통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정 안되면 FIU(금융정보분석원)에 공문을 보내서 자료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부시장이 감찰 당시 “가족들의 해외 체류비와 항공권 등을 IBRD 근무 당시 받았던 급여 3억원 상당과 부동산을 팔아 마련했고, 이 때 만들었던 해외 계좌 등에 송금해 사용했다”고 답한 것을 근거로 항공권 구매 내역과 금융거래정보를 확인해보려고 했다는 것이다.

재판 후 조국 전 장관 측 김칠준 변호사는 이 부분에 대해 “그 자체가 위법행위로 개인정보법 위반이거나, 정당한 권한 없는 자가 조회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감찰반에 강제수사 권한만 없을 뿐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서 사실 확인 외에 뭔가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오인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자신의 본분과 권한을 망각한 미꾸라지들의 난동

이러한 점들을 살펴보면 당시 감찰반장과 감찰반원들은 청와대 직제에 명기된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한다”는 감찰반의 업무 한계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고, 민정수석실 소속으로서의 지휘계통도 의식하지 않은 채, 과거 ‘사직동팀’, ‘별관팀’과 같은 ‘특별한 존재’로 인식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 역시 다르지 않다. 단지 조국 전 장관을 ‘법적으로 엮기 위한 의도’에서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감찰반이 ‘특별한 권한을 가진 존재’이며 이를 민정수석이 침해한 것으로 ‘진실로’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감찰의 개시·진행·중단·종결 등이 누구의 권한이냐”는 지극히 단순한 쟁점을 놓고, 검찰은 계속 ‘권한’과는 관계없는 ‘무형의 압력’만 계속 강조하고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검찰의 의식에서는 ‘감찰반의 권한’이라는 것이 입증할 필요 없는 당연한 사실로 오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은 청와대 직제가 규정한 자신의 본분과 권한을 망각한 채 ‘비서실 소속 행정요원’임에도 검찰수사관처럼 사고하고 행동해온 그들의 ‘특권의식’이, 김태우 ‘폭로’라는 일탈 행위를 거쳐 한 식구인 검찰에 의해 민정수석의 당연한 재량을 ‘직권남용’으로 규정해 기소하고 재판을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귀결된 사건이다.

한 마디로 검찰의 특권의식에 찌든 미꾸라지들이 물을 흐리다 못해, 자신들이 만든 흙탕물을 온 천지에 튀겨대는 ‘난동’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