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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달라”는 조국의 호소...언론은 이 호소를 들어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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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달라”는 조국의 호소...언론은 이 호소를 들어주었을까?
  • 고일석
  • 승인 2020.06.10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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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언론, '외압' 주장 중점 보도
검찰 증언 개입 의혹 따로 다룬 매체도
변호인 입장 보도는 한겨레·MBC 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재판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6.5./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재판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6.5./뉴스1

조국 전 장관은 지난 5일 2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을 향해 “피고인 측의 목소리도 온전히 보도해주시면 고맙겠다”며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달라”고 호소했다. 수사가 진행 중일 때는 물론이고 재판이 시작된 이후로도 검찰 주장과 검찰 측의 증인신문 내용만 일방적으로 보도됐기 때문이다.

언론은 조국 전 장관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언론은 여전히 조 전 장관의 호소를 귓등으로도 들어주지 않았다. 희소하지만 이전부터 변호인 측 주장도 충실히 보도하던 매체는 여전히 그렇게 보도했고, 검찰 측 주장만 보도하던 매체는 또 여전히 그렇게 보도 했다.

지난 5일 재판의 이슈는 세 가지였다. △유재수 감찰 과정에 이런저런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 △재판 전 검찰 측 증인이 검사실에서 조서를 열람했다는 것, 그리고 △유재수 감찰을 계속할 수 없었고, 마지막 작성한 보고서가 조치의견까지 담은 ‘최종보고서’였다는 것.

외압이 있었다는 것은 검찰 측 증인들의 일방적인 주장이기도 하지만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유재수 감찰이 ‘중단’된 것이냐 ‘종결’된 것이냐이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 모와 이 모 수사관은 검찰 측 심문에서 천경득 당시 선임행정관을 거론하며 ‘외압’이 있었고, 감찰을 계속했어야 했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강조했지만, 그것은 그들의 생각일 뿐 조국 전 장관이 입장문에서 밝힌 대로 “감찰반은 감찰 대상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감찰을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감찰반원의 의사나 의욕, 희망이 무엇이든 간에, 감찰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감찰은 불허”되는 것이었다.

감찰반의 데스크 역할을 맡았던 김 모 수사관은 유재수의 병가 이후에 뭐라도 감찰을 계속한 것처럼 증언했지만, 최초 첩보를 입수했고 실제 감찰을 맡았던 이 모 수사관은 유재수 잠적 이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리고 "나중에 이 반장이 최종 조치 의견을 기입해 보고한 것을 알게 됐다"며, "감찰반원들은 통상적으로 보고서에 최종 조치 의견을 기입한 것을 최종 보고서로 알고 있고, 감찰에 대한 최종 조치 결정 권한은 특감반장 윗선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증언했다.

즉 유재수 감찰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종결’된 것이며, 감찰의 조치는 민정수석의 재량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이 날 재판의 가장 핵심적인 증언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 부분을 외면하고 ‘외압’ 부분만 잘라서 크게 강조했다.

 

 

▲유재수 전 부시장 조사했던 청와대 특감반원 “천경득 두려워 감찰 중단 제대로 진술 못해” [6월 5일 경향신문]
▲前 특감반원 “유재수 ‘빽’ 좋더라…갑자기 그만 하라니 어이없어” [6월 5일 국민일보]
▲“유재수가 부시장 되는것 보고 세상 희한하게 돌아간다 생각” [6월 5일 문화일보]
▲전 특감반원 “유재수 휴대전화에 정권 실세들…천경득 두려워” [6월 5일 문화일보]
▲“유재수 비위 더 감찰 했어야… ‘빽’ 좋다는 것 알았다” [6월 5일 세계일보]
▲‘유재수 감찰무마’ 법정공방… “사실상 감찰불능” vs “빽 있다 느껴” [6월 5일 한국일보]
▲“불이익 받을까봐 檢서 사실 진술못해”… 前특감반원, 조국 2차 공판서 증언 [6월 6일 동아일보]
▲[법원의 시간]㉕ “벤츠 2대…친구사이”, 조국 민정수석실의 감찰은? [6월 8일 KBS]

이날 튀어나온 쟁점은 검찰 측 증인의 사전 조율 의혹이었다. 박형철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이 모 수사관의 증언이 검찰 조사 당시에도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출석 전 검찰 방문 여부를 물었고, 이 수사관은 이를 시인했다.

재판장은 검찰이 공판 과정에서 증인과 피고인의 사전 접촉 여부를 물으며, 접촉 가능성이 있는 경우 증언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검사실에서의 조서 열람’의 적절성에 대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마이뉴스, 중앙일보, 뉴스1, 내일신문이 별도의 기사를 내보냈다.

▲"아니 증인이 왜..." 조국 재판장이 놀란 이유 6월 5일 오마이뉴스
▲"증인 왜 검사실에…의심스럽다" 조국 재판부가 놀란 까닭 6월 5일 중앙일보
▲[추적 '조국사태', 진실은 ⑮] '말맞추기' 의혹에 위법수집증거 논란까지 6월 8일 내일신문
▲조국 재판 신문 앞두고 검사실 찾은 증인들…문제는 없나 뉴스1 6월 9일

서울신문은 검찰 측의 ‘외압설’을 상세하게 다룬 뒤 재판 출석 전 검사실에서의 조서 열람의 문제를 지적한 부분을 추가했다.

한겨레와 MBC는 이전부터 변호인 측의 심문 내용과 증인의 답변을 상세하게 보도해왔다. 이번에도 가장 핵심적인 변호인 측 심문내용을 보도한 매체는 이 두 곳 밖에 없었다.

▲[조국·정경심 재판 LIVE⑥] "'백' 좋은 유재수" vs "감찰 권한의 한계" [6월 6일 MBC]
▲유재수 감찰 중단 논란…민정수석의 직권이냐, 특감반원의 감찰권이냐 [6월 8일 한겨레]

조선일보는 조국 전 장관의 입장 발표만 보도한 채 재판 내용에 대해서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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