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 결정’을 ‘비상식적 행위’로 둔갑시킨 동아일보의 제목 장난질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4 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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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23일 열린 유재수 감찰 건 재판 기사에 <박형철 "조국 지시로 유재수 감찰중단" 백원우 "그런 비상식적인 행위 없었다">로 제목을 붙이고 “前 청와대민정실 법정 충돌”이라고 부제를 달았다.

마치 “조국 지시로 유재수 감찰을 중단한 것”이 “비상식적인 행위”이며 이에 대해 박형철과 백원우가 ‘법정 충돌’을 일으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국 지시로 유재수 감찰을 중단한 것”은 “비상식적 행위”도 아닐뿐더러, 백원우가 얘기한 “비상식적 행위”는 ‘감찰 중단’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민정수석이 박형철을 제외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날 박형철은 “감찰 계속 여부의 결정권은 민정수석에게 있었다”고 증언했고, "조국 지시로 유재수 감찰을 중단했다"는 부분은 ‘민정수석의 결정’의 내용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가장 핵심적인 “감찰 계속 여부의 결정권은 민정수석에게 있었다”는 증언을 기사에서 누락시켰다.

‘충돌’이 있었다면 ‘3인 협의’냐 ‘2인 협의후 통보’냐에 대한 충돌이었다. 박형철은 처리 방안의 결정을 “민정수석이 백원우와 협의한 뒤 자신에게 통보했다”고 했고, 이에 대해 백원우는 “민정수석과 박형철, 그리고 자신이 모여 결정했다”며 “박 전 비서관을 제외하고 결정을 내릴 조 전 장관이 아니다. 법학자로 존경하는 분이 그런 비상식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

박형철은 구체적인 결정 과정에 대해 ”당시 현장에 백 전 비서관이 있었고, 조 전 장관이 백 전 비서관과 먼저 상의하고 그 이후 저를 불러 알려줬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제가 특별히 반발하지 않아 조 전 장관께서도 ‘3인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원우는 "수석님(조 전 장관) 방에 작은 원형 테이블이 있었다. 평소에는 꼭 구두를 신고 수석님 방에 갔는데 그날따라 슬리퍼를 신고 갔다"며 "박 전 비서관이 첩보 보고서를 브리핑하듯 읽어 주며 수석님께 (수사기관 이첩 등을) 건의드렸고, 저는 사표를 받는 선에서 끝내자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양측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감찰의 개시·진행·종결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백원우·박형철 두 비서관은 민정수석의 재량이라는 것이고, 박형철의 증언은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박형철이 “감찰 결과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혐의가 상당 부분 입증돼 수사 의뢰나 감사원, 금융위원회 이첩 등 향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민정수석의 결정에 참고할 실무자로서의 의견일 뿐이며, ‘3인 협의’냐 ‘2인 협의 후 통보’냐는 ‘민정수석의 재량’이라는 본질과 무관한 것이다.

이날 박형철은 △감찰의 개시 진행 종결 권한은 수석에게 있었고 △유재수 감찰 거부로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수사 의뢰나 감사원 이첩, 금융위 이첩 등 후속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해, 금융위 통보가 박형철이 보고한 △수사 의뢰 △감사원 이첩 △금융위 이첩 등 3개 처리 방안 중 하나였다는 조 전 장관 측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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