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가족 사건, 與 작년엔 ‘문제없다’”... 조선일보의 애잔한 물타기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1 12: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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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수사지휘의 대상이 된 사건에 대해 여당과 청와대가 ”문제없다“고 얘기했다는 것은 사실과도 다르고, 설사 일부 내용에 대해 그런 입장을 취한 적이 있다고 해도 장관의 수사지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21일 <秋가 꺼낸 尹가족의혹 4건… 與 작년엔 “문제없다”> 기사를 실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에 윤석열 총장을 수사지휘에서 배제한 사건들이 작년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민주당이 적극 방어한 사건이거나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해 걸러진 사건이라는 얘기다.

추미애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서 대상 사건으로 적시한 사건은 라임 사건 외에 ①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수사 로비 의혹 ②윤 총장 아내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기업 협찬금 증가 의혹 ③아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④윤 총장 장모 최모씨의 요양병원 불법 운영 연루 의혹이다.

 

▲ 2020년 2월 17일 뉴스타파 보도



청문회 이후 더 커진 김건희 씨 의혹


이 중 ①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수사 로비 의혹 ②윤 총장 아내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기업 협찬금 증가 의혹에 대해서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 등이 적극 방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때 그런 입장을 취했다고 해서 그 입장을 영원무궁 견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 사건들은 인사청문회 이후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어 당시와는 사건 내용이 달라져 있다.

윤우진 사건과 관련해 청문회 당시 김종민 의원은 “'(윤우진과) 윤석열 후보자는 아는 사이다' 말고는 근거가 아무것도 없다”고 했지만, 2020년 3월 26일 뉴스타파는 <'윤우진 뇌물 사건' 때 윤석열도 수사대상...MB 민정수석실 외압, 경찰수사 막혀> 기사를 통해 “윤석열은 윤우진과 ‘그냥 아는 사이’ 정도가 아니며, 이 사건은 영장청구권을 가진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나 기각해 수사가 진전되지 않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제기했다.

김건희 씨 전시업체의 협찬금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 당시 단순히 “협찬과 검찰 수사의 관련성” 정도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그 이후 가장 많은 협찬을 했던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 연루와 수상한 주식 거래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또 다른 주요 협찬사인 신안저축은행은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윤석열 총장 장모의 성남시 도촌동 토지 거래 등에 대해 126억 원의 대출을 집행했고,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당시 다른 저축은행과는 달리 신안저축은행 오너는 금감원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 단계에서 불기소 처분했던 사실이 밝혀지고, 잔고증명서 위조의 피해자로서의 행동도 전혀 취하지 않는 등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은순 씨와 특수관계인 정황이 확인됐다.

더 나아가 라임 사태에 있어서도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했던 디에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가 신안저축은행의 대표이사와 동일인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2020년 10월 20일 MBC 보도



청와대 검증은 드러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일 뿐

조선일보는 ③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④윤 총장 장모 최모씨의 요양병원 불법 운영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이런 윤 총장 관련 의혹을 검증했었다”고 해 청와대 인사검증 단계에서 걸러진 사건인 것처럼 주장했다. 청와대에서 검증했으니 “문제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그러나 청와대 인사검증은 드러나 있는 결과만 확인하는 것 이상의 진위와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했거나 아예 수사조차 하지 않은 건에 대해 청와대가 수사하듯이 실체를 파악해 문제가 있다 없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주가조작 사건은 수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고, 요양병원 사건은 최은순 씨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고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상식적인 각서를 근거로 무혐의 처분된 사건이었다. 조선일보가 기사에서 “최씨는 병원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부 문건 등 물증이 나와 수사를 받지 않았다”고 한 ‘내부 문건 등 물증’이란 바로 이 비상식적인 각서를 말한다.

따라서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해 이들 사건에 대한 내용이 허위 사실이거나 무고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2020년 2월 17일 뉴스타파 보도



추 장관 수사지휘 핵심은 “총장 가족 및 측근 관련 사건 지휘 배제”

또한 조선일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이미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했지만 이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이에 대해 KBS는 9월 30일, 2013년에 도이치모터스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있었지만, 이는 주가조작에 대한 것이 아니라 ‘대주주 공시 의무 위반 혐의’에 대한 것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의 핵심은 “가족 및 측근 관련 수사에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설명 자료에서 "본인 및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사건들은 '검사윤리강령' 및 '검찰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회피하여야 할 사건이므로 수사팀에게 철저하고 독립적인 수사의 진행을 일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의 대상이 된 사건에 대해 여당과 청와대가 ”문제없다“고 얘기했다는 것은 사실과도 다르고, 설사 일부 내용에 대해 그런 입장을 취한 적이 있다고 해도 장관의 수사지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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