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드러난 ‘검찰의 亂’ 종식시킬 4개의 뇌관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3 14:52:00
  • -
  • +
  • 인쇄
정권에 대한 검찰의 집요한 저항 의지가 분쇄되는 단계가 ‘검찰의 亂’이 1차적으로 종식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감에서 드러난 4개의 사안 중 하나만 확실하게 드러나도 검찰은 치명타를 입게 되고 더 이상의 저항 의지와 여력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는 ‘검찰의 亂’의 총체적 집합체인 조국 전 장관 재판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22일 이번 국정감사의 최고 이슈였던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있었다. 이날 국감에서 지난 해 조국 전 장관 수사로부터 이어졌던 '검찰의 亂'을 1차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는 검찰의 뇌관들이 확인됐다. 

 

 

1. 옵티머스 무혐의 처리

옵티머스 사건은 이 펀드에 투자했던 전파진흥원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를 했으나 무혐의 처리한 뒤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당시 지검장이 윤석열이었다. 이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추궁에 윤석열은 진땀을 흘리며 “부장 전결 사건이라 보고를 못 받아서 몰랐다”, “몰랐다”, “전파진흥원이 투자를 회수하여 피해자가 없다”, “전파진흥원이 귀찮으니 빨리 처리해달라 했다”, “그 후에 다행히 수사가 잘됐다”, “검찰보다 금융감독원에 제소했으면 좋았을 것이다”라며 둘러대기 바빴다.

무책임의 전형이었다. 보다 못한 윤호중 위원장이 “정부 기관이 투자했다가 문제 있는 펀드라고 수사의뢰를 했는데 검찰이 무혐의 처리를 하니, 다른 기관들과 투자자들이 그걸 믿고 줄을 이어 투자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는 얘긴데, 피해자가 없다느니, 뒤에 수사가 잘 됐으니 다행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 핀잔을 줄 정도였다.

여당 의원들은 전파진흥원의 수사의뢰서 내용을 제시하며 “전파진흥원이 피해를 봐서 수사의뢰를 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니 수사해달라는 것”이었고, “수사의뢰에서 지적한 내용은 그대로 다 사실이었다”며 “수사의뢰 내용만 그대로 옮겨도 기소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고 추궁했다.

여당 의원들은 전관 변호사의 작용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옵티머스 사태의 본질은 모피아와 법비들이 합작한 펀드 사기 사건”이라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무혐의 처리 자체가 문제이며, 당시 지검장이었던 윤석열이 계속 무책임하게 발뺌하고 있는 것도 문제인데, 그 내력과 배경이 밝혀지면 검찰은 수사 회피로 피해를 극단적으로 확대시킨 책임을 더 이상 회피하기 어려워진다. 그 책임의 중심에는 윤석열이 있다. 

 

 

 

▲ 2020년 7월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사 앞에서 펀드사기 피해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20.7.15/뉴스1



2. 검사 룸살롱 향응

김봉현 씨가 입장문을 통해 주장했던 현직 검사들에 대한 룸살롱 향응은 빼도박도 못하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보수언론들이 ‘사기꾼’ 운운하며 애써 외면하려고 하지만, 이미 JTBC의 취재로 김봉현 씨의 주장이 사실일 뿐만 아니라, 남부지검도 이에 대해 조사를 나갔던 사실까지 확인됐다.

룸살롱 향응은 매우 다면적이고 다층적인 폭발력을 안고 있는 이슈다. 검사가 향응을 받는 자체가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사안이고, 그 금액이 1,000만원이었다는 사실도 엽기적이며, 그 중 한 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는 것은 말 그대로 협잡질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부지검과 검찰이 이를 철저하게 은폐했다는 것이다. 잘못을 한 것보다도 그것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앞으로 룸살롱 향응은 과연 어느 선까지 은폐했는지가 사안의 핵심이 된다.

당초 검사 비리에 대해서는 당시 남부지검장이었던 송삼현도 몰랐고, 윤석열도 보도를 통해 알게됐다고 했다. 이것만 해도 문제다. 그러나 이것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은 어제 국감에서 김남국 의원이 JTBC 보도를 인용해 남부지검의 룸살롱 조사 사실을 밝히자, 곧바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서도 “김봉현에 대한 행적 조사를 한 것일 수도 있고...”라며 말을 흘렸다.

JTBC 보도에서 당시 조사를 나갔던 검사는 “김봉현의 카드사용 내역에 이 업소가 있어서 조사를 나왔다”고 했다. 원래 목적은 ‘검사 향응’이 아닌 ‘김봉현 행적 추적’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업소 종업원들은 검사가 제시하는 날짜에 김봉현이 왔었다는 사실을 바로 확인해줬다. 그러면서 “검사들도 함께 왔다”는 사실까지 알려줬다. 그렇다면 이는 수사팀이 용가리 통뼈가 아니고서아 자기들 선에서 덮고넘어갈 수가 없는 일이다.

윤석열이 보도 사실을 접하자마자 ‘김봉현에 대한 행적 조사’를 언급한 것은 최소한 행적 차원에서라도 김봉현의 해당 룸살롱 방문 사실에 대해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지검의 차장과 지검장을 건너뛴 수사팀의 총장 직보 가능성도 있다.

룸살롱 향응이라는 검사 비리가 어느 선에서 은폐되었는가가 앞으로 관건이다. 이는 감찰을 통해 아주 손쉽게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 10월 22일 JTBC 보도



3. 윤대진 5천만원 수수

김봉현 씨는 2차 입장문에서 “수원여객 사건 당시 수원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수원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실제로 5천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봉현 씨의 말 대로 수원지검은 김 씨에 대한 경기남부경찰청의 구속영장 신청을 지난 해 8월과 10월 반려했다가 12월 세 번째 신청에서야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윤대진은 “반려 사실을 모르고, 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받고 신속하게 청구하라고 지시했다”고 하고 있지만, 경찰의 영장 신청을 두 번이나 반려하여 영장 발부를 4개월씩이나 늦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김봉현 씨는 전달자를 ‘수원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으로 특정하고 있다. 수원지검장의 친형은 용산세무서장 시절 탈세 로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있는 윤우진을 말한다. 현금이 오고가는 뇌물의 특성상 아주 쉽게 밝혀지지는 않을 수 있어도, 이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내려져 있는 상태이므로 언젠가는 밝혀낼 가능성이 작지 않다.

그렇게 되면 검찰총장 취임 당시부터 문제가 돼오던 윤석열-윤대진-윤우진 커넥션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윤대진. 2018.11.5/뉴스1



4. 여권을 겨냥한 정치 수사 및 편파 수사

김봉현 씨의 2차 입장문의 핵심은 “6개월의 구속 기간 동안 본건인 금융 관련 조사는 한 달 만에 끝내버리고, 나머지 5개월 내내 정치권 관련 수사에만 쥐어짜듯 매달렸다”는 것과 이에 대해 “여권 정치인에 대해서는 몇 년 전 라임과 아무 관계 없는 일도 억지로 꿰맞추려 들면서, 야권 정치인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까지 전달했는데도 진척이 없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정치권을 겨냥한 정치 수사’, 두 번째는 ‘야권은 묵살, 여권만 파헤치는 편파 수사’로 요약할 수 있다.

검찰은 김봉현 씨가 기소되기 전인 5월 2일부터 10월 15일까지 167일간 66회 검사실로 소환했다. 어제 국감에서 검찰은 66회 소환 중에 58회의 조사기록이 작성돼있다고 밝혔다. 조사기록이 아예 없거나 턱없이 적었다면 그것도 문제였겠지만, 58회의 조사기록이 있다고 하니 "5개월 동안 정치 사안만 팠다"는 김봉현 씨 주장의 진위를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검찰은 여권만 파헤치고 야권은 방치했다는 김봉현 씨의 주장에 대해 “김 씨가 잘 몰랐던 것일 뿐 여권 정치인을 지칭하는 윤갑근 전 검사장에 대한 수사는 광범위하게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은 국감에서 “돈을 전달했다는 인물이 도피하여 이에 대한 조사만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그 외에 해야 할 계좌추적, 통신영장 등은 모두 진행됐다”고 말했다. 충분히 수사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투였다.

그러나 “그런데 왜 사건 당사자인 윤갑근은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느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지적에는 답변하지 못했다.

또한 윤갑근 관련 건에 있어서 남부지검장의 총장에 대한 직보 외에 정상 계통을 통한 보고와 기록이 전혀 없었으며 중요 사건에 대한 법무부 보고도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윤석열은 “법무부 보고와 대검 보고는 통상 압수수색이나 입건이 이루어질 때 하는 것이지 계좌추적과 통신영장 단계에서는 보고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검찰이 자료제출을 꺼려했던 ‘부패사건수사 절차에 대한 규칙’을 열람한 박주민 의원이 “규정을 살펴보니 계좌추적은 예외지만 통신영장 단계에서는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고 지적하자, 이 역시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검찰이 라임사태의 본건보다도 여권 정치인을 엮으려는 정치 수사와 야권 인사에 대한 수사는 보고체계를 무시한 채 은폐로 일관했다는 김봉현 씨의 주장은 이미 국감 단계에서 명확하게 확인됐다.


▲ 대검 강력부장 시절의 윤갑근. 2014-04-14/뉴스1



하나만 분명하게 확인돼도 검찰의 저항 무력화될 4개의 뇌관들

검찰은 지난 해 조국 사태 이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검언유착 사건, 정의연 사태 등을 거치며 노골적으로 정권을 노린 수사에 집착해왔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도 발생 초기부터 정권과의 연루가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으며, 실제로 이 수사에 있어 본안보다도 여권을 엮기 위한 수사에 주력해왔다는 것이 김봉현 씨의 입장문과 23일 국감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정권에 대한 노골적인 저항이다. 그 저항의 목적은 어떻게 해서든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다. 이러한 저항 의지를 분쇄시키는 단계가 ‘검찰의 亂’이 1차적으로 종식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명숙 총리 재판 증언 조작, 채널A 검언유착, 윤석열 부인과 장모에 대한 수사 등 이미 검찰을 옥죄는 사건들이 여러 건 진행 중이다. 이 사건들의 진행에 있어서 검찰은 집요하고 격렬하게 저항해왔다.

그러나 이들 사건에 비해 국감을 통해 드러난 사안들은 비교적 쉽게 확인되고 빨리 결판이 날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4개의 사안 중 하나만 확실하게 드러나도 검찰은 치명타를 입게 되고 더 이상의 저항 의지와 여력이 사라질 것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亂’이 1차적으로 종식될 것이고, 이는 ‘검찰의 亂’의 총체적 집합체인 조국 전 장관 재판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저작권자ⓒ 더브리핑.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미디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