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의원님, 건투를 빕니다. 그러나…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19-11-19 07: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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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유권자"를 생각하는 마음과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금 의원님 때문에 상처받은 지지자들도 함께 배려해주세요.

어제(6일) YTN라디오에 출연하셔서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보도가 된 것을 봤습니다. 이거 너무 하시는 거 아닌가 싶어서 종일 열받아 있다가 저녁에 들어와 한 말씀 드릴 생각을 하고 YTN라디오 인터뷰 원문을 찾아보니 공수처 설치 반대라기보다 "정권에 따라 악용의 소지가 있으니 이에 대해 더 깊이 토론을 해야한다"는 취지의 말씀이더군요.


언론에 보도된 "민주당 의원들도 말은 안 해도 공수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대목도 그런 취지로 이해가 됐습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7일) 다른 매체도 아닌 조선일보에 "현 정부에 친노·친문 너무 많아… 총선서 2030이 10명 이상 돼야"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건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가겠다 싶어서 또 종일 열받아 있다가 저녁에 들어와서 이리저리 살펴보니 YTN 인터뷰에서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 있더군요. 그 대목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친노, 친문 인사라고 제가 말씀을 드린 것은 아니고요. 다만 과거 참여정부나 이런 데서 일을 하신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을 하셨을 때 30대 초반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분들이 그대로 다시 일을 하시다 보니까 지금 50대에 이르렀어요. 그러니까 예전에 30대 초반에 그렇게 활동할 수 있었던 분들이 지금 못하고 계시거든요. 그러니까 이제는 새로운 피가 수혈돼야 된다. 젊은 분들이 직접 활동을 할 수 있어야 된다, 그런 말씀을 드린 겁니다."


그러고 조선일보 기사를 다시 살펴보니 역시 본문에는 친노 친문이라는 언급이 없고 제목에만 박아넣은 채, 본문에는 "현 정부에 참여정부 출신들과 친정부 성향 인사가 너무 많다" (따라서) "과감하게 인재풀을 넒히고 다른 사람들도 뽑아야 한다"며 YTN에서 육성으로 얘기하신 부분을 교묘히 엮어놓았더군요.


의원님의 말씀은 "참여정부 때는 30대가 기용되어 그것을 발판으로 50대에 이른 지금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됐는제, 지금도 그 때처럼 새로운 피가 수혈되어 젊은 분들이 직접 활동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말로 이해가 되는데 제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아래에 "2~30대에 정당에 들어와서 정치 행위를 해 보면서 서로 목소리도 내보고 또 때로는 실수도 하고 이러면서 성장을 해서 국가 지도자, 정치 지도자가 되어야"라고 말씀하신 걸 보면 제 생각이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제의 공수처 얘기나 오늘의 친노 친문 얘기에 대해 굳이 뭐라고 말씀드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총선기획단 발탁 이후 나름 많이 자제하고 자중하시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좀 덧붙여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조국 전 장관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처받은 유권자"에 대해 여러 번 강조를 하고 계십니다. 조국 장관 일가의 내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 저는 사실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얘기하는 분들이 실제로 많이 있으니 당에서 그런 여론을 경청하고 대응을 하고 다독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원님이 "상처받은 유권자"를 생각하는 마음과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금 의원님 때문에 상처받고 있는 우리 지지자들과 당원들도 그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이라도 좀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다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매우 많은 지지자와 당원들에게 금 의원님은 존재 자체가 상처입니다.


금 의원님이 총선기획단에 중용된 것이 당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꾹꾹 참고 있지만, 의원님이 어딘가 나타날 때마다, 뭐라도 한 말씀 하실 때마다 지지자들은 그 상처를 다시 날카롭게 찌르는 아픔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요즘 참 여러 군데서 인터뷰를 하시는데 CBS 인터뷰에서 하신 "대통령이 하시니까 무조건 찬성해야 된다"는 발언은 정말 공수처 설치를 바라는 국민들을 모독하는 발언입니다. 국민들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대통령이 하신다고 하니 무조건 찬성하는 것 자체가 사실이 아니지만,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혀를 차면서 폄하할 일이 아닙니다.


모든 국민들이 국회의원 만큼의 식견을 가지고 어떤 사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잘 모르는 일이라도 내가 뽑고,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 더구나 그것이 선거 이전부터 강조해왔던 것이라면 그에 대해 찬성하고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검사 출신 의원으로서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방약무도한 수사 행태에 대해서는 왜 한 마디도 안 하시나요? 그것은 정말 궁금합니다. 의원님 보시기에는 이게 아주 정상적이고 당연한 수사로 보이시나요?


검찰이 원래 무슨 수사를 할 때는 그렇게 자제들의 자기소개서를 한 줄 한 줄 털면서 수사하나요? 가족 중 누구가 잠깐이라도 스쳐간 곳이면 무조건 쳐들어가서 압수수색을 하고 그러나요?


이러한 수사 행태에 대해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의 많은 의원들이 직접 비판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검사 출신 의원들은 백혜련 의원 말고는 이에 대해 한 마디를 하는 분이 안 계신가요?


이 글을 쓰기 위해 그동안 금 의원님께서 하신 일들을 쭉 살펴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훌륭한 일을 많이 하셨더군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검찰개혁에 관한 세세한 부분들에 대해 많은 노력들을 많이 하신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9월 6일 조국 장관 청문회에서 밤 11시가 넘은 시간 자한당 의원들이 정경심 교수의 기소 가능성을 흘리며 뱀이 혀를 낼림거리듯 조국 후보자를 야비하게 옥죄고 있는 그곳에서, 14시간에 이르는 청문회 끝에 입술에 하얀 백태가 앉을 정도로 기진맥진해있는 후보자에게 "나는 당신을 반대한다"는 말을 기어코 내뱉은 의원님의 잔인함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글에서 제가 "상처받은 유권자"에 대해 발휘하신 공감능력의 10분의 1, 100분의 1이라도 우리 "상처받은 지지자"들께 배려해달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그 잔인함을 떠올리면 그닥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당에서 중책을 맡겼으니 아무쪼록 맡은 일을 잘 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하지만 '공감'의 차원이 아니라 '인지'의 차원에서라도 의원님의 일거수 일투족에 많은 지지자들이 늘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만은 꼭 알고 계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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