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소비자심리지수와 조선일보 보도와의 상관관계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19-11-28 08: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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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심리지수
이에 큰 영향을 주는 언론의 경제보도. 그 상관관계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해 11월에는 100을 넘어 경기 낙관론이 우세로 돌아섰습니다. 이 지수는 생활 형편, 가계 수입, 경기 판단에 대한 현재의 상황과 전망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100 이상이면 현재 상태와 전망이 과거보다 낫다는 것이고, 100 이하면 현재의 상황과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입니다.


언론들이 허구헌 날 경제 망한다고 노래를 부르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의 전망이 긍정으로 돌아섰다니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없습니다. 그런데 언론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듣는 소리도 노냥 죽는 소리 밖에는 없는 것 같지만, 소비자심리지수의 장기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경제에 대해 그다지 나쁘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100 이하라고 해도 –90 선을 벗어나는 경우가 좀처럼 없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70선까지 내려갔던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100 이상과 이하를 오가고 있고, 100 이하로 떨어져도 모두 –90 선 안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사실 그냥 생각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실물 경기를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무슨 지갑을 열어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장부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요즘 지내실 만한가요?”,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요?”라고 물어보고 답을 듣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경제와 관련된 여러 심리지수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는 심리”라는 명제와 가장 직결되어 있으면서 실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물 경기가 좋아도 심리지수가 나쁘면 실물 경기가 위축이 될 수 있고, 실물 경기가 어떻든 심리지수가 좋으면 경기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는 언론들이 하도 저주를 퍼부어대는 바람에 심리지수도 계속 좋지 않았을 것 같은데 뜻밖에 2018년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역대급으로 좋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거 잘 몰랐죠?


그런데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의 소비자심리지수의 추이와 언론의 경제보도 경향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선 박근혜 정권 후반기인 2015년 3월부터 지금까지의 소비자지수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위 표의 앞 부분을 보면 큰 특징 없이 100선의 위아래를 오르내렸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망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했던 것이죠. 그러다가 2016년 10월에 101.5를 찍은 뒤 급전직하해서 2017년 1월에는 92.4까지 떨어집니다.


이때가 언제인지 아시죠? 2016년 10월 26일 jtbc에서 최순실의 태블릿PC를 공개한 뒤 본격적인 탄핵 정국으로 들어간 시기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장사가 잘 안 될 것이라고 걱정할 수 있죠.


그러다가 2017년 1월 최저점을 찍은 뒤 급속하게 올라가서 4월에는 100을 돌파하고 7월에는 110선을 돌파했다가 11월에는 112.0으로 최고점을 찍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정부가 출범한 뒤로 앞으로는 나라가 나라다워져서 먹고 사는 것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셨던 것이죠. 이 시기를 보면 정말 우리 국민들이 정부에 큰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기대에 제대로 부응을 했는지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늘 미안한 생각이 들겠지요.


그러다가 2018년 11월에 95.7로 떨어진 뒤 큼직한 널뛰기를 계속하다가 8월에 92.5의 최저점을 찍고 이번 달에 다시 100을 돌파했습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의 진폭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느낌으로는 소비자들의 경기라는 게 나쁘면 계속 나빴고 좋았다면 계속 좋았지 이렇게 널뛰기를 하지는 않았죠? 즉 소비자심리와 실물 경기가 사실상 큰 괴리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소비자심리를 이렇게 널뛰기를 하게 만들었을까요? 실제 경기 상황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저는 뭐니뭐니해도 언론보도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략 위의 흐름을 기억하고 우리 경제를 가장 극악무도하게 저주해온 조선일보가 소비자심리지수(이하 ‘지수’)에 대해 그동안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부 당시나 탄핵 정국 때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수가 100을 넘어 110선을 돌파하고 있는 동안은 지수에 대해 일언반구 보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5월 107.9를 기록한 후 급속하게 하락하던 6월부터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합니다.


 


소비자심리지수 2018년 6월~7월 구간
소비자심리지수 2018년 6월~7월 구간


▲ KDI "경기 개선 속도 늦어져" (2018.07.11.)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5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2월 이후 꾸준히 하락


▲ 추경도 부족했나… 정부 기금·공기업 돈 4兆 풀어 (2018.07.19.)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5까지 떨어져 14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 취업 꿈마저 접는 청춘들 (2018.07.26)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0으로 한 달 전보다 4.5포인트 떨어져


▲ 한국은 2%대, 미국은 4%… 벌어지는 경제성장률 (2018.07.27.)

7월 소비자심리지수(101.0)가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 [사설] 2분기 0.7% 성장, 그 뒤에 드리운 더 암울한 전망 (2018.07.27.)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탄핵 정국 때와 같아져.


▲ 글로벌 호황 1년을 역주행한 '소득주도성장 실험' (2018.08.01.)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역시 4.5포인트 떨어져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


▲ "최저임금 인상후 자영업 매출 12% 줄어… 폐업 올 100만명 넘을 것" (2018.08.21.)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101포인트)로 떨어져


7월까지는 비록 하락세에 있다고 해도 경기를 낙관하는 국민이 더 많을 때입니다. 그러나 하락세가 본격화되자 한 달에 두세 번씩 이 사실을 보도합니다. 


소비자심리지수 2018년 8월~10월 구간


▲ 17개월만에… '경제 비관'이 더 많아져 (2018.08.29.)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9.2로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하락.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었던 작년 3월(96.3)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


▲ 김성태 "소비심리 위축, 이번엔 한은 총재 갈아치울 건가" (2018.08.30.)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대선 직전인 작년 3월 이후 처음"


▲ [Why] 고답 (2018.09.01.)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하락. 낙관보다 비관이 더 많았던 건 17개월 만의 일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


▲ 소비자 심리 한달새 '비관'으로 돌아섰다 (2018.10.27.)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9월(100.2)보다 0.7포인트 하락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자 아주 좋아서 난리가 났죠? 8월 지수를 가지고 세 번씩이나 보도했습니다. 그러다가 9월 지수는 건너뛰고 99.5로 떨어진 10월 보도로 넘어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9월에는 100.2로 100을 넘겼기 때문입니다. 그 좋은 소식을 조선일보가 보도할 리가 없지요.

 

소비자심리지수 2018년 11월~2019년 1월 구간
소비자심리지수 2018년 11월~2019년 1월 구간


▲ 최악의 소비심리… 탄핵정국 때와 비슷 (2018.11.28.)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0으로 전월보다 3.5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2월(93.9)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탄핵 정국이었던 작년 3월(96.3)과 비슷.


▲ [홍영림의 뉴스 저격] 文대통령 지지율? 취업전망지수가 먼저 안다 (2018.11.30. )

11월엔 소비자심리지수가 96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선고를 받던 작년 3월 수준으로 되돌아가


▲ '대목' 맞은 명동… 지갑은 얼마나 열릴까 (2018.12.25.)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96.0)를 기록해 21개월 만의 최저치


▲ 수출 최대 호황에도… 고꾸라진 경제 성적표 (2018.12.31)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2까지 추락


▲ KDI, 3개월째 '경기 둔화' 표현 수위 높여 (2019.01.14.)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월 110에서 이달 98로 떨어져


이렇게 험악하게 보도하다가 2019년 2월부터는 다시 지수 보도가 사라집니다. 그 이유는 말씀 안 드려도 알겠죠? 2월에는 99.5로 거의 100에 근접한데다가 4월에는 101.6으로 100 선을 넘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통 전월 대비로 보도하는데 2019년 1월 보도에서는 뜬금없이 전년 대비로 보도합니다. 전월대비로는 96.9에서 97.5로 상승하는 중이라서 차마 나쁘다고 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 의미 없는 전년 1월의 110과 비교해서 “떨어졌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 2019년 5월~10월 구간
소비자심리지수 2019년 5월~10월 구간


▲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요? 고개 저은 소비자·기업 (2019.05.29.)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7.9로 한 달 전보다 3.7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 작년 7월(-4.6포인트) 이후 가장 커


▲ 소비자심리지수 2개월 연속 하락 (2019.06.26.)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101.6)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떨어져


▲ 경기 떠받쳤던 내수도 부진 …복합 불황에 빠지나 (2019.07.31.)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5월 이후 기준치 100 아래에서 석달 연속 하락 중


▲ 소비심리 2년 7개월만에 최악 (2019.08.28)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 추석에도 안 열린 지갑… 유통업체 매출 대부분 부진 (2019.09.17.)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하락해 2017년 1월(92.4) 이후 최저치 기록


▲ 넉달째 하락한 체감경기…조국 사태·돼지열병에 더 나빠지나 (2019.09.22.)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4월(101.6) 정점을 찍고 넉 달 연속 내리막을 기록 중


▲ 文대통령, 임기 반환점 앞두고 조국 사태로 대선득표율 깨졌다 (2019.10.14.)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 8월 기준 92.5로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하락하며 2017년 1월(92.4)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5월부터 다시 급속한 하락세를 보이다가 8월 최저점을 찍을 때까지 다시 집중적으로 보도를 합니다. 이 당시가 어떤 때였는지 기억하시죠? 취업자 증가수가 7월에 5천 명, 8월에 3천 명으로 떨어졌을 때입니다. 최악을 기록했던 8월 지수는 네 번씩이나 반복적으로 보도합니다.


그런데 이후로는 소비자심리지수에 대한 보도가 없습니다. 이유는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죠? 9월부터는 지수가 다시 급속하게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8월에 92.5로 떨어졌던 지수는 9월 96.9로 급속하게 오르고 10월 98.6을 거쳐, 11월에 100.9를 기록해 100선을 돌파했습니다.


100선을 돌파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에 대해서 조선일보가 보도했을까요? 아직 며칠 지나지 않아서 앞으로 보도할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까지는 아직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조선일보는 보도 태도가 아주 유리알처럼 투명합니다. 좋은 건 절대로 안 쓰고 나쁜 건 기를 쓰고 보도합니다.


 


극악무도했던 언론의 경제 저주

거기에 크게 영향 받은 소비자심리


 

다시 표를 돌이켜서 보면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의 소비자심리지수는 1년차일 때 높게 유지하다가 언론의 최저임금 총공격이 시작된 2018년 1월부터 급전직하 떨어지기 시작해서 고용 동향이 좋지 않을 때 최저점을 찍은 뒤, 취업 현황이 호전되기 시작한 2019년 초에 다시 올라갔다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최저점까지 추락한 뒤에 8월 이후 다시 급속하게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이후에는 무슨 일이 있었죠? 네. 온 나라가 조국 전 장관 사태에 파묻히기 시작해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일이 있으면 경제 심리가 나빠질 수 있는데 (실제로 조선일보는 이것을 잔뜩 기대하는 기사를 쓰기도 합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오히려 급속하게 올라갔습니다.


아마도 모든 언론이 조국 전 장관 보도에 몰두하느라 경제 저주 기사를 쓸 틈이 없었거나, 나름 깨알같이 경제 저주를 했는데 국민들의 눈에 잘 안 보였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좀 비과학적인 의견 같지만 과학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꽤 높은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언론이 조선일보처럼 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언론은 조그맣게라도 소비자심리지수에 대해 꾸준하게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중앙일보와 TV조선, 채널A는 조선일보와 거의 유사한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약발 떨어진 보수언론의 경제 공격

이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공격적으로 전파할 때


만약 소비자심리지수의 추이가 언론보도의 경향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지속적으로 전파해서 이들의 약발이 더 이상 먹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럴 만한 충분한 근거가 차고도 넘칩니다. 가장 중요한 경제성장률은 OECD 주요국 중에 우리나라만 2020년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우리나라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조선 경기도 내년에 확연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하위층 소득이 늘어나면서 빈부격차도 줄어드는 등 소득주도성장의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취업자 증가도 올해의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조선 수주의 효과가 필드까지 내려오는 내년 하반기에는 고용 상황이 확연하게 좋아질 것입니다.


거기다가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가 되면 그 효과도 발생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대중 무역 비중을 상당수 전환시키는 데 성공한 아세안과의 교역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사실들을 자신 있게 알려야 합니다.


이제 언론의 공격에 수세적으로 방어할 때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공격할 거리도 없고, 공격해봐야 그 효과가 그전만 못합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알려주는 '체감 경기'도 실제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치고 나가야 할 때입니다.


정부 홍보도 과거보다 훨씬 공격적인 자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도 경제 홍보에 집중할 것입니다. 우리도 함께 경제에 대한 자심감을 힘있게 전파하면 우리 국민들도 모두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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