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지명자 팩트체크 몸 풀기... “秋, 토지국유화 주장”?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7 08: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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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시의 '지대 개혁' 주장을 '토지국유화'로 왜곡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명자/News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명자/News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도 조국 전 장관의 경우와 같은 무차별 공격이 이루어질까?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 단계로 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이 느껴진다.


조국 전 장관은 8월 9일 내정 사실이 발표되고 12일부터 청문회준비단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내정 사실 발표 이전부터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비토 분위기가 기세등등했던 터라 지명되는 순간부터 주로 사노맹 이슈를 중심으로 당시 지명자를 공격하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다 14일 청문요청서가 송부되고 재산 및인적 사항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동생의 전처에 대한 아파트 매각, 재산 규모를 넘는 사모펀드 투자약정 등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5일 발표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명자의 경우도 어떤 공격이 이루어진다면 10일 전후로 예상되는 청문요청서 발송 이후부터가 되겠지만, 지금 상황은 조 전 장관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현재로 봐서는 별로 트집 잡을 게 없을 것 같다는 ‘의기소침함’이 느껴진다.


나름대로 추 지명자에 대한 흠집을 잡으려고 시도하는 매체들은 주로 “고집이 세다”거나 “과격하다”는 등 성격과 스타일을 문제 삼고 있다. 그 중에는 검찰개혁 과제를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밀고 나갈 것이라는 ‘내부 갈등 획책용’ 평가도 있다.


지금 단계에서 팩트체크가 필요한 보도는 문화일보의 사설 “토지 국유화 주장만으로도 ‘추미애 법무’ 적절치 않다”가 유일하다. 그래서 몸풀기 차원에서 이 부분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사설에서는 ▲ 강성 장관 임명으로 진행 중인 수사에 개입할 가능성 ▲ 여당 소속으로 정치적 중립 훼손 가능성과 함께 ▲ 토지공개념으로 포장된 사실상의 ‘토지 국유화’ 주장 등을 불가(不可) 사유로 들고 있다.


사설은 “2017년 9월 국회 대표연설에서 ‘토지세를 높여 지주들이 땅을 팔도록 유도하고, 이를 국가가 사들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헨리 조지가 살아 있었다면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식’이 타당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썼다.


우선 작은 사실의 오류가 있다.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발언을 한 것은 2017년 9월 국회 대표연설이 아니라 그 직후인 10월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가진 출입기자 오찬에서였다. 그러나 오찬에서의 발언이 대표 연설 당시 제기했던 ‘지대개혁론’의 연속선상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부분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을 ‘토지국유화 주장’으로 규정한 것이다. 추 대표의 발언을 ‘토지국유화’로 네이밍한 사람은 언제나 재수 없는 하태경이었다. 하태경은 추 대표의 발언이 보도되자 바로 “중국처럼 국가가 토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발언이라며 “이 정도면 민주당에서 추미애 제명하자는 말이 나와야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이후에도 ‘지대개혁론’을 꾸준하게 제기했지만 그것을 ‘토지국유화 주장’으로 규정한 하태경의 발언은 워낙 얼척도 없고 맥락도 없는 것이라 아무도 호응을 하지 않았다. 그것을 2년이 지난 지금 문화일보의 어떤 논설위원이 기억하고 있다가 새로운 낙인찍기를 시도한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 대표연설. 2107.9.4/News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 대표연설. 2107.9.4/News1

 

추미애 대표는 ‘우리도 중국처럼 국가가 토지를 소유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토지의 공적 소유에 대한 예로서 언급했을 뿐이다. 추 대표가 직접 주장했던 것은 “토지세를 높여 지주들이 땅을 팔도록 유도하고, 이를 국가가 사들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이는 첫째 토지세를 높이고 둘째 그 결과로서 국유 토지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추 대표 주장의 핵심은 그것도 아니었다. 추 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핵심에는 ‘지대 추구’의 특권이 존재하며, 수십 년간 이를 용인해 온 잘못된 정치와 행정이 있었다”며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징세를 강화하고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모든 불평등과 양극화의 원천인 ‘고삐 풀린 지대’를 그대로 두고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지대개혁을 통해 토지는 토지대로, 임대료는 임대료대로 우리 민생 현장 곳곳에서 불평등과 양극화의 고통을 전가하는 ‘지대추구의 덫’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대 개혁’ 주장에 대한 ‘토지국유화’ 규정은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는 비약에 비약을 거듭한 허구에 불과하다.


만약 추미애 지명자에 대한 공격 거리가 마땅치 않아 ‘토지 국유화’ 낙인찍기가 다시 시도되고 그 결과로 ‘지대 개혁’ 주장이 재조명된다면 추 지명자에게 좋으면 좋았지 나쁠 일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수는 없지만 하태경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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