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트럼프 탄핵소추 초읽기... 공화 다수 상원이 막아줄까?

이정필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9 17: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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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News1
미국 트럼프 대통령/News1

<LA=이정필> 미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과반수가 요구되는 탄핵안이 연내 가결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하지만 탄핵의 최종단계인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민주당 주도의 탄핵이 불발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워싱턴 정가의 다수 의견이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상원의 생리를 보면 뜻밖의 드라마가 펼쳐질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탄핵의 빌미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미 의회가 의결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금 약 4억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이 볼모로 잡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과 그의 아들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거래를 시도했던(quid pro quo) 사실이 폭로되면서 시작됐다.


하원 정보위에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탄핵보고서를 완료했고 바톤을 이어받은 하원 사법위의 제럴드 내들러 위원장은 “상당한 직접 증거가 수집됐으며 배심원들에게 물어보면 3분 만에 유죄 평결을 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연내로 트럼프 탄핵 표결을 부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후 상원은 하원에서 제출한 증거들에 대한 법적 유효성을 심리한다.


사실 대통령 탄핵 결정과 관련한 헌법 조항은 없다. 상원의 탄핵표결은 재적의원 3분의2로 가결되는 방식이지만 탄핵심리방안은 아무 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다. 현재 트럼프는 하원의 탄핵 진행에 대해 어서 빨리 상원으로 보내라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자신을 지켜줄 것을 믿기 때문이다. 공화당 상원 의원 중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증인으로 소환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상원에서의 탄핵 조사활동을 민주당의 정치공세로 몰아갈 태세다.



공화당 다수 상원, 탄핵 저지 미지수


그러나 공화당 상원 전체 의원이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것이란 예상 역시 100% 옳은 것은 아니다. 먼저 상원에서의 탄핵심리는 3분의2가 아니라 과반수 결정이다. 증인 소환과 관련해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누구도 예상 못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튼 전 안보보좌관의 출석이 결정될 수도 있고, 폼페이오를 잘 아는 워싱턴 인사이더들은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그가 하원에서 벌어진 것처럼 예상 밖의 증언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무엇보다 상원의 생리를 봐야한다. 클린턴 정부시절 백악관 공보담당을 지냈던 존 록하트는 CNN 기고를 상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대선과 맞물려있는 재선이다. 재선을 앞둔 공화당 의원 상당수가 무소속 유권자들이 많은 아리조나, 콜로라도, 조지아, 아이오와 매인 몬타나 노스 캐롤로아이나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여기서 반(反) 트럼프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하긴 하지만 지역구 유권자들의 지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공화당 원내총무이자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인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관건이다. 보기에는 트럼프와 짝을 이룬 정치인이다. 하지만 그는 1999년 공화당 주도의 클린턴 탄핵이 불발될 조짐을 보이자 막판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던 적이 있다. 록하트는 “더 큰 선거 참패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며 맥코넬은 누구보다 공화당 상원의 이해득실에 따라 결정을 내릴 사람”이라고 말한다.


지난 대선 때 미국의 무소속 유권자들은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혐오했고 그래서 비정치인 출신인 트럼프를 차선으로 택했다. 그러나 3년 사이 미국은 건국 이래 최대의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막말트윗 정치와 여성혐오, 이민자혐오 발언, 또 확산되는 10대 총기문제 등으로 무소속 유권자들이 변하고 있다. 공화당이 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력 월간지 뉴요커의 컬럼니스드 존 캐시디는 “트럼프 3년 동안 미국은 지도자를 잃어버렸다”고 단언한다. 그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 약진을 주목한다. 민주당과 상관없이 전혀 새로운 소규모 시민 활동가들이 반트럼프 캠페인을 벌였다. 특히 에스라 레빈이 주도한 시민단체 ‘민주당 단결’(Indivisible)은 투표 독려 캠페인과 후원금 모집 활동에서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중간선거 사상 최다 유권자 투표율을 기록했고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를 회복했다.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 시도는 공화당의 지지기반을 결집시키겠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무소속 유권자들에 대한 지지기반을 확대시킬 것이며 이로 인해 선거를 1년 남짓 앞두고 코너에 몰린 것은 현재 공화당이다.


록하트는 “공화당이 민주당의 약진을 모를 리 없다. 상원은 이념적으로 나뉘어있지만 그 전통을 보면 극한 대결구도를 보이다가도 양당 합의정신을 살려왔다”며 모두 선거를 의식한 결과였다고 말한다.


트럼프에 대한 여론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트럼프의 공포로 다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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