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동차배터리 제재 2년9개월만에 풀려… 사드 이후 한중해빙 외교 노력의 결과

더브리핑(The Briefing)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0 09: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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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명단에 LG화학·SK이노 배터리 탑재 친환경차 포함
사드 제재 이후 해빙을 위한 외교 노력의 결과
전기차시장 위축되자 中정부 결단…중단된 내수 사업 기대감
LG화학 자동차 배터리
LG화학 자동차 배터리

한국의 차세대 핵심산업인 자동차 배터리의 가장 큰 장벽이었던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제재가 2년 9개월 만에 해제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19년 11차 친환경차 추천 목록’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가 목록에 포함됐다. LG화학이 파나소닉과 함께 배터리를 공급하는 '테슬라 모델3'와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하는 '베이징벤츠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이 대상이다.


그동안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자동차 배터리 업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추고도 중국의 보조금 제재와 유럽 시장 확대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과 미국의 테슬라,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로 3분되어 있는데 시장 규모 1위인 중국은 보조금 제재로 중국산 배터리만 사용 수 있었고,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제휴를 맺고 사실상 공동 생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개발 단계에서부터 공급 계약을 맺고 있으나 내연기관차에서 배터리차로 전환되는 속도가 늦어 매출에서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에 뒤쳐져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보조금 제재 해제로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대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췄으나 중국 정부의 예기치 못한 보조금 제재에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수출 물량만 생산하면서 보조금 제재 이후의 시장에 대비하고 있던 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5/뉴스1


한중 외교 해빙의 결과


업계는 빨라도 2020년 봄 이후를 제재 해제 시기로 보고 있었으나 예상 외로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그동안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한 외교 노력이 지소미아 종결 조치를 전후하여 급속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고, 이를 전후하여 화장품과 단체여행의 ‘한한령(限韓令)’도 해제된 바 있다.


배터리 제재 해제 조치 역시 왕이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을 예방한 지 하루 뒤인 6일에 단행된 것도 단순한 산업 조치가 아니라 외교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을 더욱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한국 업체에 대한 제재가 CATL과 BYD 등 등 중국 배터리 업체 성장에는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으나 전기차 시장 확대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은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배터리기업 순위(사용량 기준) 10위 안에 포진해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기업은 물론 업계 1~2위를 다투는 일본 파나소닉 등의 배터리를 배제하자 판매할 수 있는 차종도 제한됐고, 자연히 전기차 시장도 성장세가 주춤하게 된 것이다.


또한 중국의 주력업체인 CATL의 글로벌 경쟁력도 유럽 시장의 메이저로 등극할 만큼 성장해 더 이상 제대를 이어갈 명분도 사라진 상태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보조금 독점 체제에서 난립하고 있는 배터리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새로운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유럽시장도 본격 시동


한편 유럽 전기차 시장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해 한국 배터리 업계는 두 가지 제약이 한꺼번에 풀리는 호재를 맞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생산 중심지인 독일은 전기차의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2020년부터 5년간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는 정책을 시행한다.


독일 정부는 친환경 차량 도입 가속화를 위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현행 3,000유로에서 4,500유로로, 4만유로 이상의 차량에 대한 보조금을 최대 5,000유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폭스바겐 ‘ID.3’ 공장을 방문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100만개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독일의 전기차 판매 지원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그동안 기술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중국 배터리 업체가 이제 동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는 위험 요소도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LG화학,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가운데 한 곳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폭스바겐만 파나소닉과 삼성SDI를 복수 공급업체로 뒀다.


그러나 최근 CATL의 기술력이 급속히 높아지고 어떤 부분에서는 한국 업체를 능가하는 면도 있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배터리 업체와 CATL로부터 복수로 공급받는 체제로 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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