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사회적 약자와 약자를 갈라 싸움 붙이는 굴레 깨야"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6 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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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 시원하게 해결 못하는 책임 무거워"
"정규직·임시직·계약직·파견직 갈라 노-노 갈등 조장"
"보수언론, 카톡창 캡처해 보안팀 연봉 5천 왜곡 과장"

 

 

▲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6.16/연합뉴스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 논란과 관련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적 약자끼리 대립시켜서 차별하는 잘못된 경제 시스템을 해소해야 한다"며 "어려운 일이라고, 시간이 걸린다고 놔두고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현재 청년들은 앞선 어떤 세대보다 치열한 경쟁을 해온 세대"로 "그래서 공정성에 민감하다"고 말하고, "‘나는 죽어라 공부해도 정규직이 되기 어려운데, 왜 누구는 별 노력도 없이 쉽게 정규직이 되는 거지?’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의 저변에는, 청년 취업의 문이 좁다는 불만이 있고, 일자리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크다"고 말하고 "백번 이해하며, 저부터 책임감이 무겁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그러나 현상에 가린 본질을 봐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사회적 약자와 약자를 갈라 싸움 붙이는 것이 오늘날의 자본주의"라고 말하고 "같은 노동자인데도 누구는 정규직, 누구는 임시직, 누구는 계약직, 누구는 파견직으로 가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해놓고 노노 갈등을 조장한다"며 "이 굴레를 깨야 한다. 누가 뭐래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비정규직은 줄이고, 정규직을 늘려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이 어려우니 정부가 나서는 것"이라며 "정부가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사회적 약자끼리 대립시켜서 차별하는 잘못된 경제 시스템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야당과 보수 언론을 겨냥해서는 "어떻게든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지금처럼 을과 을을 갈라서 싸움을 조장하면 정작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가겠나. 결국 노동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대부분의 국민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게 보면 취준생(취업준비생)과 정규직으로 전환된 공항공사 보안팀은 한 편"이라며 "공정은 그 두 집단 사이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가야 할 인건비를 줄여 자신의 배만 채우는 기업과, 기업의 모든 피고용인 사이에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장관 페이스북 글 전문]


<을과 을이 싸워선 안 됩니다>
-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 파트 비정규직 노동자 1,902명을 정규직 청원경찰로 전환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습니다. 무릇 정치의 목적은 가치 실현이고 문재인정부는 늘 을의 처우개선에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청년들은 앞선 어떤 세대보다 치열한 경쟁을 해온 세대입니다. 그래서 공정성에 민감합니다. ‘나는 죽어라 공부해도 정규직이 되기 어려운데, 왜 누구는 별 노력도 없이 쉽게 정규직이 되는 거지?’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공정하지 않다고 보고, 억울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 문제의 저변에는, 청년 취업의 문이 좁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큽니다. 백번 이해합니다. 저부터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하나 현상에 가린 본질을 봐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 약자와 약자를 갈라 싸움 붙이는 것이 오늘날의 자본주의입니다. 같은 노동자인데도 누구는 정규직, 누구는 임시직, 누구는 계약직, 누구는 파견직, 가르는 겁니다. 그렇게 해놓고 노-노 갈등을 조장합니다.


이 굴레를 깨야 합니다. 누가 뭐래도 정부와 지자체는 비정규직은 줄이고, 정규직을 늘려가는 게 맞습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제가 행안부 장관일 때 일입니다. 소방관이 태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구급차 한 대에 세 명이 기본인데, 두 명도 못 채우고 출동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래서 소방인력을 확충하려 했습니다. 그때도 보수 야당의 반대가 거셌습니다. 어떻게든 예산을 안 주려고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이며 시간을 질질 끌었습니다.


그래놓고선 지금 와서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은 한 카톡창을 캡처해 보안팀의 연봉이 5천만 원이 될 것이라며 왜곡 과장하고 있습니다. 어떡하든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지금처럼 을과 을을 갈라서 싸움을 조장하면, 정작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가겠습니까? 결국 노동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대부분의 국민입니다.


기업이 어려우니, 정부가 나서는 겁니다. 정부가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사회적 약자끼리 대립시켜서 차별하는 잘못된 경제 시스템을 해소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라고, 시간이 걸린다고 놔두고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뿐입니다.


크게 보면 취준생과 정규직으로 전환된 공항공사 보안팀은 한 편입니다. 공정은 그 두 집단 사이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가야 할 인건비를 줄여 자신의 배만 채우는 기업과 기업의 모든 피고용인 사이에 지켜져야 합니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도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청년 취업준비생을 위한 정책 마련에 제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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