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여러분. 도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이십니까?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4 13:06:55
  • -
  • +
  • 인쇄
9억 이하 1주택자의 최고 재산세액은 연 259만원
22억 주택 58만원 오르는데 100만원 넘게 올랐다?
재산세 수백만원에 집 구입 포기했다는 신혼부부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 재산세는 148만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9억 이하 1주택자의 최고 재산세액은 연 259만원


7.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 마치 폭포처럼 퍼부어지던 비판 기사가 이번 주 들어서는 "1주택자도 세금폭탄"으로 집중되고 있다. 1주택자들의 불안감을 광범위하게 불러일으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 그리고 단기 차익을 노리는 일시적 투기수요에 집중된 7.10대책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 보도들은 마치 1주택자 모두가 세금폭탄을 맞게된 것처럼 난리를 치면서도 보유세를 얼마나 내야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보도는 없다.


1주택의 경우 공시지가(공동주택가격) 9억원 이하는 종부세 대상이 아니어서 재산세만 낸다. 공시지가가 9억 원일 때 재산세는 259만원이다. 공시지가 9억 원 아파트의 시세는 얼마나 될까?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겠지만 용산구 한강로3가 LG한강자이 92㎡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9억에 거의 근접한 8억 800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2020년 6월 실거래가격이 16억원이다. 이 아파트의 재산세는 225만원이다.


따라서 시세 16억원대 아파트에 사는 1주택자가 내는 재산세가 250만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22억 주택 58만원 오르는데 100만원 넘게 올랐다?


연합뉴스는 7월 22일 <[이슈 컷] "1주택자가 무슨 투기했나"…재산세 폭탄에 들끓는 민심> 기사의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최근 7월분 재산세 고지서를 받은 회사원 김경진(가명·45) 씨는 깜짝 놀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김 씨의 재산세는 지난해 198만원에서 올해 256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30% 가까이 오른 것이다. 9월분까지 합하면 재산세만 작년보다 116만원을 더 내야 한다.


김 씨는 "집 한 채 가진 게 전부라 규제는 걱정도 안 했는데, 갑자기 100만원 넘게 세금이 오르니 당혹스럽다"면서 "시세차익을 본 것도 아니고 한 집에 10년 넘게 살아왔을 뿐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월급은 그대로인데 대출금과 교육비에 이제는 세금까지 더 내야 하니 생활이 점점 팍팍해진다"고 토로했다.


이 기사는 종부세 없는 재산세 최대치 259만원과 세부담 상한 30%를 감안해 가정하고 삼성동이라는 동네와 회사원 김 씨로 얘기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다.


지어낸 얘기든 실제 얘기든 198만원에서 256만으로 올랐다면 58만원 오른 것인데 "갑자기 100만원 넘게 세금이 오르니 당혹스럽다"니 이 무슨 개소리인가? 기억하실 분은 기억하시라. 이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은 정은미, 임지수 기자다.


그렇다면 이 기사에서 언급한 강남구 삼성동에서 재산세 최대치를 내는 주택의 시세가 어떤지 알아보자. 강남구 삼성동 대우멤버스카운티3차 142㎡ 아파트의 2020년 공시지가가 8억6400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얼마일까? 놀라지 마시라 22억원이다.


22억원 주택에 살면서 1년에 250만원 정도의 세금에 생활이 팍팍해질 정도라면 하루라도 빨리 팔아서 생활의 안정을 찾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현명한 일이다. 요즘 뜨는 서울 마용성으로만 옮겨도 완전 세상 살 맛 날 것이다.


그런데 "9월분까지 합하면"이란 부분을 보면 256만원이 7월분만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재산세는 7월과 9월 두 번에 나누어 부과하고 납부한다. 그렇다면 재산세 총액은 512만원이다.


재산세만 512만원을 내는 주택이라면 공시지가가 24억원에 해당한다. 그러면 이 집은 재산세만 따질 일이 아니다. 종부세 부과 대상 주택이다. 이 수준의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는 삼성센트럴아이파크 158㎡ 형이 있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43억원이다.


그러면 더 큰 일이다. 재산세가 100만원 이상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다. 43억원 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대출금과 교육비에 세금까지 더 해 생활이 팍팍해진다"는 이 40대 회사원이 내야 하는 보유세는 종부세까지 1832만원이다. 재산세 100만 원 넘게 올랐다고 한숨 내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하루 빨리 집을 내놓고 옮겨야 한다.



재산세 수백만원에 집 구입 포기했다는 신혼부부


1주택자 걱정을 하는 척하면서 재산세를 942만원이나 내는 집을 걱정하는 기사도 있다. 매일이코노미의 7월 23일자 <有住有罪, 집 있으면 죄? 이상한 나라의 1주택자>기사다. 이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맞벌이 신혼부부 이정목 씨(가명)는 최근 집 구입을 결심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집값이 터무니없이 오른 이유도 있지만 집을 구입하더라도 앞으로 낼 세금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집을 보유하고 있는 한 매년 내야 하는 수백만원 재산세를 납부할 자신이 없었다.


신혼부부가 사는 집에 세금이 수백만원이라니. 아무리 재산세가 많이 나와도 259만원인데 이걸 수백만원이라고 할 수 있나? 그런데 이 기사는 정말 재산세를 수백만원 내는 사례를 제시한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114㎡ 보유자는 지난해보다 200만원 넘게 오른 총 942만원의 재산세를 납부해야 한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114㎡ 아파트의 시세는 42억원이고 공시지가는 27억원이다. 이 경우 재산세는 555만원이고 지방교육세와 도시지역분을 합친 금액이 881만원이다. 여기에 종부세와 농어촌특별세 합계가 1237만원으로 보유세 전체 금액은 2118만원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는 '래대팰'이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가장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다. 세상 어느 신혼부부가 재산세 때문에 시세 42억원 초고가 아파트에 살 수가 없어서 집 구입을 포기하고 한숨을 내쉬나?


그리고 왜 신문기자들은 다들 40억원대 아파트 사는 1주택자들 걱정을 이렇게들 하고 있는 것일까?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 재산세는 148만원


1주택자를 들먹이는 모든 기사들이 다 이런 패턴이다. 1주택으로 시작해서 우리나라 최고가 아파트의 보유세를 걱정한다. 그들은 우리나라 모든 1주택자들이 하여금 초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들이 해야할 걱정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주택정책에 대해 가장 공격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경실련은 주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을 근거로 내세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52% 올랐다고 주장한 것도 바로 이 중위가격이다. 아파트 중위가격은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그렇게 올랐다는 중위가격이 9억원이다. 9억원의 공시지가는 대략 6억원 선이다. 공시지가 6억원 아파트의 재산세는 148만원이다. 지난해보다 최고로 올라서 30% 세부담상한을 적용하게 되는 경우라고 해도 지난해 114만원에서 34만원 오르는 수준이다. 이것도 서울 얘기다. 수도권만 벗어나면 재산세 상승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실거주 1주택자는 걱정할 게 없다


1주택자의 불이익은 양도세에 대해서도 얘기된다. 지금까지는 거주 여부와 관계 없이 일정기간 보유하면 주어지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 요건이 추가된 것이다.


우선 9억 이하의 비조정지역 1주택은 2년 이상 보유의 경우 비과세 혜택은 변함이 없다. 또한 9억 이상 주택에서 2년 이상 거주했을 때는 거주기간 1년 당 8%가 감면되어 최대 80%의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2년 이상 거주하지 않는 경우는 1년에 2%씩 최대 30%의 장기보유혜택이 적용된다.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하던 1주택자에 대한 혜택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는 실거주자를 우대해 주택 보유 형태를 실거주 위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지 비실거주 보유자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비실거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불이익으로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직장과 교육 때문에 할 수 없이 다른 지역에 임대로 거주하는 경우를 예로 든다. 그러나 이러한 보유와 거주의 분리가 장기적이고 영구적이라면 보유 주택을 팔고 거주 지역의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옳고, 단기적이고 일시적이라면 그런 분리가 해소된 뒤에는 여전히 실거주 혜택이 주어진다.


이 외에는 관련된 보도들을 아무리 뒤져봐도 1주택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부분들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이신가?


 


 


[저작권자ⓒ 더브리핑.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