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항소심⑨] “6월 16일, 1호 PC 사용자는 정 교수 아닌 제3자”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5 08: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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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측이 정경심 교수의 일정과 PC 사용기록을 통해 2013년 5월과 8월에 1호 PC가 동양대에서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검찰은 즉각 “PC가 어디 있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사용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목청을 높였었다. 그런데 변호인단이 1호 PC의 위치에 이어 검찰이 얘기한 “누가 사용했느냐” 부분에서 “정경심 교수가 사용하지 않았다”까지 명확하게 밝혀낸 것이다.

정경심 교수 변호인단은 지난 공판에서 2013년 5월과 8월의 1호 PC 위치를 동양대로 특정하여 6월 16일에도 동양대에 있었을 강력한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이어, 6월 16일 1호 PC 사용자가 정경심 교수가 아닌 제3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열린 항소심 4차 공판에서 밝혔다.

지난 5월 10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 변호인 측이 정경심 교수의 일정과 PC 사용기록을 통해 2013년 5월과 8월에 1호 PC가 동양대에서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검찰은 즉각 “PC가 어디 있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사용했느냐가 중요하다. 6월 16일 1호 PC는 정경심 교수가 사용했다”고 목청을 높였었다. 그런데 변호인단이 1호 PC의 위치에 이어 검찰이 얘기한 “누가 사용했느냐” 부분에서 “정경심 교수가 사용하지 않았다”까지 명확하게 밝혀낸 것이다.

 

 

정 교수, 웹메일서버 접속...1호 PC 기록 없어

변호인단은 2013년 6월 16일 오후 4시 34분에 정경심 교수가 동양대 웹메일서버에 접속했고, 이 접속이 방배동 공인아이피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느 장소에서 공유기 등을 쓰더라도 외부 서버에 접속할 때는 각 장소에 할당된 공인아이피가 기록되게 된다. 이것은 우선 6월 16일 정경심 교수가 방배동에 있었다는 것을 추가적으로 확인해주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1호 PC에서는 이 시간대에 동양대 웹메일서버에 접속한 기록이 전혀 없어 정 교수가 이 시간대에 1호 PC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밝히고, “그 시간대에 1호 PC에서는 이미 수차례 ‘타임라인’으로 공개된 바와 같이 다른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경심 교수가 웹메일서버에 접속한 6월 16일 4시 34분은 검찰이 주장하는 ‘표창장 위조 타임라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간이다. 즉 변호인단이 주장해왔던 대로 6월 16일 1호 PC에서 작업한 사람은 제3자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지금까지 6월 16일 1호 PC 사용에 대한 포렌식 데이터가 수십 번 검토되는 과정에서 오후 4시 34분에 웹메일서버에 접속했다는 기록은 단 한 번도 확인된 적이 없었다”며 “이는 접속한 사실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만약 6월 16일 4시 34분에 있었던 웹메일서버 접속이 1호 PC에서 이루어졌다면 최소 수십 개의 파일이 다운로드된 기록이 남아있어야 한다”며 “혹시 비할당영역의 데이터이므로 덮어쓰기로 삭제됐을 가능성을 생각해보더라도, 같은 시간대에 촘촘한 간격으로 이루어진 다른 작업의 기록 사이에서 웹메일접속기록만 단 한 개의 흔적도 없이 삭제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표창장 제작, 제3의 PC로 제3자가 작업

변호인단은 이를 토대로 1심에서부터 주장해왔던 “제3의 PC에서 제3자가 작업” 가능성을 다시 강력하게 제기했다.

검찰은 1심에서 상장 하단부를 오려내 만든 ‘총장님직인.jpg’ 파일이 처음에는 알캡쳐로 잘라낸 것이라고 했다가 “파일의 품질값은 75인데 알캡쳐로 캡쳐하면 품질값이 100이 되어야 한다”는 변호인단의 반박에 이를 철회했다. 그리고 2020년 10월 15일 소위 ‘검찰 시연’을 보일 때는 “MS워드의 그림자르기 기능을 이용해 잘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알캡쳐와 워드의 그림자르기 중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무엇으로 어떻게 잘랐든 관계 없다”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상장 하단부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잘랐느냐는 “표창장 작업은 1호 PC가 아닌 제3의 PC에서 이루어졌다”는 변호인단의 주장과 직결된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다. 이를 재판부가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1심에서 “품질값을 포함해 ‘총장님직인.jpg’ 파일의 속성이 윈도우비스타의 그림판으로 잘랐을 때와 같다”며 “작업자가 1호 PC에서 작업하다가 그림자르기에 실패해 윈도우비스타를 운영체제로 하고 있는 다른 PC에서 작업한 후 다시 1호 PC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2013년 6월 16일 당시 표창장 제작 과정에서 생성된 파일들 중 검사 측이 유일하게 공개하지 않은 ‘스크랩.shs’ 파일이 있었다”며 “이것이 1호 PC 그림판으로 자르기를 시도하다가 실패한 흔적”이라고 밝혔다.

 

 



“1호·2호 PC, 유죄 직접 증거 없다”

변호인은 14일 공판 변론 마무리에 “PC 1호, 2호에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은 서울대와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한 자료가 PC에는 없다는 것이다. 사본과 동일한 최종 파일도 없다. 파일이 출력됐다는 흔적도 전혀 없다. PC 1호, 2호 자체는 피고인의 유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위법수집 증거에다, 검사가 주장하는 것에 따르더라도 많은 오류가 있고, 포렌식에 비춰봐도 우리 주장에 더 부합한다”며 “우리 주장이 더 과학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찰 포렌식 보고서가 몇천 페이지인데 그 자체로 객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가능성 있다고 보이는데, 경험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서울에서 표창장이 없으니 동양대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했을 개연성이 있다. 그리고 그 제3자가 관련 자료 열어보고 실제 자신이 쓰는 컴퓨터로 작업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변호인단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문제들에 대해 ▲112 아이피 누락은 137 아이피만 추출해 보고서를 만든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고, ▲비정상종료 문제는 0x500f 이유코드가 비정상종료를 나타내는 코드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고 ▲‘웹서버 최종수정시각’을 ‘접속시간’으로 둔갑시킨 것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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