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곽상도씨. 정의연이 할머니들께 집 한 채씩 사드려야 하나?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4 11:47:50
  • -
  • +
  • 인쇄
정의연이 돈을 제대로 안 써서 할머니들이 '임대 생활'?
한글 갓 뗀 초등학생도 따라하지 않을 유치한 논리
곽상도가 말한 '주거보조금', 사실은 주택 수리비
목돈 쥐어주는 사업 아닌, 필요 때마다 지출하는 사업
5월 23일 동아일보 보도
5월 23일 동아일보 보도


정의연이 돈을 제대로 안 써서 할머니들이 '임대 생활'?


동아일보는 23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곽상도의 자료를 받아 <[단독]정의연, 의료-주거 보조금 10억 타냈는데… 할머니들은 ‘임대 생활’>이라고 보도했다. 제목만 보면 정의연이 할머니들에게 돌아가야 할 ‘주거보조금’을 떼먹는 바람에 할머니들이 어쩔 수 없이 ‘임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정의연이 정부로부터 ‘타낸’ 의료-주거 보조금 10억원을 제대로 썼다면 할머니들이 ‘임대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며, 집 한 채씩은 가진 채 ‘자가 생활’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꼭 그런 뜻은 아니다”라고 얘기할지 모른다. ‘임대 생활’은 할머니들이 어렵게 생활하신다는 얘기지 ‘자가 생활’의 상대 개념으로 쓴 건 아니라고 할지 모른다. 그런데 국회의원의 보도자료가 수필이나 소설인가?


‘임대 생활’이 정의연이 할머니들께 마땅히 집 한 채씩 해드렸어야 한다는 얘기든, 그냥 어렵게 지내신다는 것을 강조해서 한 얘기든, 곽상도의 주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그냥 막던지기에 아무말 대잔치다.


 


한글 갓 뗀 초등학생도 따라하지 않을 유치한 논리


곽상도 주장의 순서는 이렇다. △정의연은 여성가족부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 사업비로 2년간 9억 4700만 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용수 할머니는 “윤 당선자에게 한 푼도 못 받았다”고 하고 있고 대구 임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등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지낸다. △정의연은 그 돈 어디다 썼는지 밝혀야 한다.


즉 “여가부가 정의연을 통해 의료보조비 등으로 2년 간 10억 원 가까운 금액을 지원해줬는데 왜 할머니들은 그렇게 어렵게 생활하고 계시느냐”는 얘기다. 아마 한글을 겨우 뗀 초등학생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말이 되려면 “여가부가 의료보조비를 지급하는데도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 병환이 더 심해지는 할머니가 있다”거나, “정부에서 할머니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자가구입비용을 지원했는데 할머니들은 여전히 임대 생활을 하고 계신다”는 얘기라야 된다.


그런데 “여가부가 의료보조비를 지급했는데 할머니들은 왜 여전히 어렵게 지내고 계시느냐”는 게 도대체 말인가 똥인가. 곽상도는 검사 씩이나 했고(대한민국 검사 참 애잔하다), 기사 같지도 않은 기사에 세 명씩이나 이름을 올린 이지훈, 조동주, 최고야 기자도 이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은 아마도 여가부 지원항목에 ‘주거보조금’ 부분이 있어서 이를 이용수 할머니의 ‘임대 생활’과 연결시키면 ‘얘기가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얘기가 된다’는 것은 언론업계 용어로 ‘기사 거리가 된다’는 뜻이다.


 


곽상도가 말한 '주거보조금', 사실은 주택 수리비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 사업은 대부분 의료비 지원 사업으로, 이 사업에서 곽상도와 동아일보가 ‘주거보조금’이라고 표현한 것은 '환경개선 지원' 항목에 포함된 '주택 개·보수' 비용이다. 집을 사드린다는 것이 아니라 문이나 창을 수리하고 보일러를 설치하거나 교체하고, 화장실을 수리하고 냉·난방기를 설치하거나 수리하는 일인 것이다.


정의연은 전체 사업 중 건강치료비 지원으로 2억3600만원을 집행했고, 주택 개·보수 비용을 포함한 환경개선 지원 비용으로 13명, 39건에 2100만원을 집행했다.


또한 곽상도와 동아일보는 여가부의 지원금액이 2019년 4억 3천만원, 2020년 5억 1천만원(예정), 총 9억 4천만원으로 “22일 기준 생존 중인 할머니 18명에게 올해 1인당 2800여만 원씩 돌아갈 수 있는 액수”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목돈 쥐어주는 사업 아닌, 필요 때마다 지출하는 사업


그러나 이 사업은 총액을 인원수로 나눠 목돈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사업이 아니다. 총액 예산을 정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지급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으로 이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료비라는 것이 병원 갈 일 생길 때마다 지급되어야지 연초에 목돈을 쥐어주고 “이거 병원 갈 때 쓰세요”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2019년의 경우 원래 예산은 6억 1천만원이었으나 필요가 있을 때마다 지급한 총액이 4억 3천만원이고 잔액이 1억 8천만원 발생한 사업이다. 2020년 예정된 5억 1천만원은 생존 할머니가 줄어들어서 작년보다 적게 편성됐다. 이것을 1인당 몇천만원으로 계산해서 “이 돈 어디다 썼느냐”고 삿대질을 하면 어떡하나.


정의연은 2019년과 2020년 여가부의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사업목적에 맞게 성실하게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여가부에 사업수행 상세실적을 주 1회 문서로 보고하고 있고, 수시로 유선보고·협의를 거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기사에 포함되어 있는 ‘..임대생활’ 등은 해당 사업의 목적과 내용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이다.


곽상도와 동아일보의 이지훈, 조동주, 최고야 기자. 니네들 이따위로 잔머리 굴리다가는 나중에 뇌가 쪼그라들어서 더하기 빼기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저작권자ⓒ 더브리핑.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미디어

더보기